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민성은 이제 뒤에서 세는 것보다 앞에서 세는 것이 빠른 팀의 중고참이다.
2012년 풀타임 3루수로 처음 기회를 받은 김민성은 이후 공수에서 일취월장하며 팀의 붙박이 주전 멤버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강정호, 올해 박병호, 유한준이 떠난 현재 중심 타순에서는 홀로 남아 팀을 지키고 있다. 그마저도 올 시즌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고전했다.
지난 20일까지 64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를 기록했던 김민성은 21일 고척 삼성전에서 5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씻었다. 경기 후 그는 "시즌 내내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뭐가 문젠지 아는데 해결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털어놨다.

김민성은 "예전에는 형들 뒤에서 편하게 쳤다면 이제는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잘 안됐다"고 밝혔다. 3~5번 리그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 뒤에서 6번으로 나서는 것과 현재 타선에서 6번을 맡아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그에게 엄연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김민성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책임감이 더 생겼다. 스타들이 빠졌지 않나. 어느새 팀에서 중고참의 위치가 됐다. 중고참도 아니고 고참이 된 느낌이다. 이제 어린 선수들이 빈 자리를 잘 채워야 한다. 동료로서 힘든 성장 과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김민성은 팀의 어엿한 중고참이다. 스스로도 어려운 터널을 지나왔지만 어느새 팀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 최근 타격 부진에도 호수비로 팀을 이끈 김민성은 "잘 치면 내가 좋지만 수비를 잘하면 팀이 이긴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수비밖에 없어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민성의 타격 부진 탈출은 팀에도 희소식. 지난해와 같이 '초전박살'의 타격은 아니지만 치고 달리며 열심히 상대를 괴롭히고 있는 팀 타선에 김민성의 존재감이 더해진다면 올해 팀의 기적도 꿈이 아니다. 한국나이 29살의 그가 짊어진 짐은 크지만 그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있는 김민성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