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는 최근 들어 수비 시프트를 거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팀에 따라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기까지 할 정도다. 확률의 싸움인데,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그 확률을 추적하는 과정이다.
이런 시프트의 등장으로 많은 타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고, 특히 좌타자들이 곤란함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수(28·볼티모어)도 마찬가지다. 김현수가 타석에 서면 상대 팀들은 보통 수비수들을 우측으로 당긴다. 김현수는 2루 방면 타구가 많다는, 혹은 그럴 확률이 높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한 것이다.
김현수는 타격감이 살아난 뒤 좌측 방향으로도 적잖은 타구를 날리고 있다. 이런 시프트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은 몇 차례 증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팀들은 “김현수가 우측 방향으로 타구를 날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22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도 비슷했다.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역시 수비를 우측으로 당겼다. 하지만 김현수는 이를 깨며 타점을 신고했다. 정면승부였다.

2-2로 맞선 3회 2사 3루 상황이었는데 김현수는 3구째 체인지업을 잡아 당겨 1·2루간을 꿰뚫는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시프트가 성공할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그러나 김현수의 타구가 빨랐고 코스까지 절묘했다. 이 타구의 속도는 88마일(141.6㎞)로 땅볼 타구치고는 빨랐다. 땅볼이 나오더라도 타구가 빠르고 발사각이 좋은 김현수의 특징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시즌 5번째 타점.
시프트를 깨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쨌든 가장 좋은 것은 자기 스윙을 하면서 ‘강한 타구’를 날리는 것이다. 오히려 이 시프트를 이용하기 위해 시프트 반대 방향으로 공을 날리려고 노력해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김현수도 이에 대한 해법을 자기 스윙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시프트를 깨는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있었다. 점차 MLB의 견제에도 대응해 나가는 김현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