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스스로 꼰 매듭을 푸느라 애를 먹었다.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충남 단국대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 K리그 클래식 선두 전북의 일방적인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 실제는 달랐다. 단국대는 안정된 수비로 전북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후반 9분에는 이기운이 선제골을 넣었다. 전북은 당황했다.
전북이 가장 걱정하던 장면이다. 경기 전 전북 최강희 감독은 "먼저 골을 먹으면 서두르게 된다. 꼬이지 않게 경기를 해야 한다. 0-0인데도 지는 것처럼 경기를 하면 안 된다. 제일 중요한 건 선제골이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의 걱정은 현실이 돼 선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수비수 최규백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허용한 골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최규백의 실수가 아니었다. 전북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북은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문제였다. 안일했다. 평소와 다르게 개인 플레이가 많았다. 조직적인 단국대의 수비를 뚫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전북 스스로가 바뀌어야 했다. 스스로 꼰 매듭을 풀어야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선제 실점이 계기가 됐다. 전반전 동안 보인 느긋한 경기 운영은 나오지 않았다. 조직적인 공격 전개가 나오면서 공격의 속도도 빨라졌다.
최강희 감독이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 경기에서 나타나면서 전북은 날카로운 반격을 펼쳤다. 지속적으로 단국대 골문을 노리던 전북은 후반 15분 동점골을 넣었다. 전북이 바라던 협력 플레이서 나왔다. 최동근이 올린 크로스를 이종호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의 균형을 맞춘 전북의 공격은 매서움을 유지했다. 단국대의 안정된 수비에 애를 먹기는 했지만, 연장전에 돌입한 이후 이종호와 김신욱이 한 골씩을 추가하며 3-1로 승리했다. 스스로 꼰 매듭을 힘들게 푼 전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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