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바꾼 이현호, 핵심은 제구-슬라이더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6.23 05: 49

팔 각도 내려 제구 잡고 슬라이더 개선
최근 기회 얻으며 연속 무실점 호투
 복귀 아닌 복귀다. 최근 다시 등판 기회를 얻은 이현호(24, 두산 베어스)가 다시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9경기에서 6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19를 올린 이현호는 2015 시즌 두산의 개막 엔트리 투수 중 유일하게 한 번도 1군에서 빠진 적이 없는 투수였다. 올해 역시 그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뒤 계속 1군을 지키고 있다. 팀 선발진이 워낙 탄탄해 19경기 21⅔이닝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한 것이 전부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기회가 돌아오고 있다.
kt와의 경기가 우천 취소된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현호는 절반 가까이 지나온 시즌을 돌아보며 “나보다 좋은 투수들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부족했다. 지금 있는 위치에서 잘하다 보면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경기 감각 면에서 떨어져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최근에 2경기 등판하면서 좋아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간 경기에서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새로운 모습을 위해 변화를 줬다. “권명철 코치님, 한용덕 코치님과 대화하며 투구 폼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는 이현호는 전보다 팔 위치를 내려 좀 더 스리쿼터에 가까워졌다.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제구력을 잡기 위해 선택한 것인데 변화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투수가 팔을 내리면 변화구의 각도도 달라진다. 바뀐 폼으로 인해 횡적인 변화가 많은 슬라이더는 각이 커질 수도 있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던질 때는 손해가 있지 않은지 묻자 이현호 역시 “그렇다”는 말로 동의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자신의 주 무기였던 포크볼이 둔해지는 것까지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타자와의 승부가) 포크볼 하나로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변화구 비중도 바꾸고 있다. 슬라이더와 커브 비율을 높일 것이다”라는 것이 이현호의 설명이다. 작은 변화가 아닌 전체적인 스타일의 변화다.
원했던 5선발 자리는 아니지만 현재 선 곳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은 그대로다. 이현호는 “시즌 준비를 시작할 때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 욕심도 났는데 경쟁에서 밀렸다. 하지만 다른 위치에서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어느 자리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나타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스윙맨으로 인정받아 5선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건 핑계다”라며 웃은 그는 “5선발도 시작은 (노)경은이 형이었지만 지금은 (허)준혁이 형이고, 준혁이 형도 5선발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하고 있는 않은가”라며 더 분발해 앞으로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다른 투수들에 가렸던 이현호까지 달라진 스타일로 불펜의 한 축이 된다면 마운드는 더욱 업그레이드된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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