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3km까지 뿌리는 유망주…ML서도 관심
연고 구단 롯데도 '윤성빈 모시기'에 심혈 기울여
메이저리그냐, 롯데 자이언츠냐. 2가지 선택지밖에 없지만 이를 두고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이해 당사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부산고등학교 3학년 투수 윤성빈(17)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195cm의 신장에 95kg의 체중. 누가 봐도 하드웨어는 탄탄하다. 여기에 최고 153km에 달하는 최고 구속까지. 전면 드래프트 시대였다면 어느 팀이든 눈독 들일 만한 자원이지만 지난 2014년부터 연고지 1차 지명이 부활하면서 윤성빈을 당장 품을 수 있는 팀은 연고지 팀인 롯데뿐이다.
하지만 윤성빈의 선택지는 롯데뿐만 아니라 한 가지가 더 있다. 메이저리그다. 윤성빈의 하드웨어와 성장 잠재력 등은 나무랄 데가 없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구단들 역시 태평양 너머의 강속구 우완 투수에 대해서 매력을 느낄 만하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구단 명과 계약금까지 돌았다. 일단 미국 구단들은 기본 100만 달러를 시작으로 그 이상의 돈뭉치를 들고 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 소식통은 “윤성빈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계약금이 180만 달러까지 소문이 돈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얘기들은 120만 달러 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20만 달러는 지난 2015년 장충고 권광민이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금액과 같다. 2014년 뉴욕 양키스에 진출했던 야탑고 박효준은 116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태평양을 건넜다.
그러나 항간에는 윤성빈이 메이저리그에서 120만 달러를 베팅할 만큼 투자 가치가 있냐는 얘기가 도는 것도 사실. 윤성빈의 3학년 성적은 11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22(31⅔이닝 15자책점) 탈삼진 47개 볼넷 22개다. 특급 유망주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다.
여기에 윤성빈을 비롯해 경남고 좌완 듀오 손주영(9경기 2승1패 ERA 1.42)과 이승호(5경기 5승 ERA 2.16)까지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당장 좌완 투수에 목마른 구단 사정상 1차 지명급 좌완 투수들에게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롯데의 선택지도 윤성빈만 있는 것은 아닌 상황이다.
여기서 롯데의 고민은 시작된다. 일단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머니 게임’이 관건이다. 만약 윤성빈이 메이저리그를 선택한다면 롯데는 소중한 신인 1차 지명권 한 장을 고스란히 날려버리는 셈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롯데 구단 역시 내부적으로는 윤성빈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1차 지명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최근 롯데의 유망주 투수 수집 기조는 당장의 고등학교 성적보다는 성장 잠재력, 그리고 하드웨어다. 지난해 1차 지명 투수 박종무(19)와 2차 1라운드의 한승혁(19)도 큰 체구를 자랑한다. 심수창(한화)의 FA 이적으로 선택한 보상선수 역시 187cm 105kg의 강속구 유망주 박한길이었다. 윤성빈 역시 이에 해당한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선수 본인의 판단이 중요하다”면서 “27일까지 윤성빈 측과 계속 협상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선수 본인이 롯데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는 것은 롯데 쪽에서 고무적이다.
그동안 롯데는 신생팀 NC와 kt의 창단과 전면 드래프트제의 시행으로 지역 유망주들을 대거 놓쳤다. 심창민(삼성), 한현희(넥센‧ 이상 경남고), 이민호(NC‧ 부산고), 심재민(kt‧ 개성고)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이들은 지명 이후 곧장 팀의 주축 선수들로 성장했다. 롯데로서는 모처럼 찾아온 ‘유망주 풍년’의 시기를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롯데도 윤성빈 모시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국 선택은 윤성빈의 몫이다. 롯데냐 메이저리그냐. 그 결과는 오는 27일 신인 1차 지명일에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