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변화무쌍' 켈리, 호투로 5승 사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24 21: 19

SK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28)가 빼어난 투구 내용으로 리그 선두 두산 타선과 상대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존에서 춤을 추는 등 뛰어난 투구 내용으로 두산 타자들을 허탈하게 했다.
켈리는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9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1자책)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5승(3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3.50에서 3.21로 떨어뜨리는 등 외인 에이스다운 투구 내용을 과시했다. 완봉을 위해 오른 9회 마지막 이닝에서 실책으로 2점을 내주며 뜻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이미 뛰어난 내용을 보여준 뒤였다.
사실 두산전에는 그다지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켈리였다. 통산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23으로 자신의 평균 성적보다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초반 위기를 잘 넘기며 순항한 끝에 두산 강타선을 틀어막으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비결은 주무기인 마지막 순간 살짝 휘는 커터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이었다. 켈리는 포심패스트볼은 물론 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형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날 상황에 따라 투심과 커터를 많이 던지기도 한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는 레퍼토리인데 이날 켈리는 커터와 체인지업의 조합이 완벽했다. 최고 152㎞의 빠른 공과 짝을 이룬 최고 140㎞의 체인지업은 막강한 위력을 과시했다.
이 체인지업은 타자의 좌·우를 가리지 않고 날카롭게 떨어졌다. 패스트볼과 똑같은 폼에서 나오다 마지막 순간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크게 떨어지는 켈리의 체인지업은 이날 구사 비율은 높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쓰이며 위력을 발휘했다. 3회 김재환, 4회 박세혁, 6회 민병헌이 켈리의 체인지업에 당했고, 여기에 커터가 무수한 땅볼을 만들어내며 힘을 냈다.
23일 인천 LG전에서 에이스 김광현이 9이닝 109구 2실점 완투승을 따낸 SK는 이날 켈리도 9이닝을 소화함으로써 이틀 연속 불펜 투수들이 일을 하지 않았다. 아낀 불펜 전력을 이번 주 남은 이틀에 모두 쏟아 부을 수 있다. SK는 25일 박종훈, 26일에는 5선발 투수가 등판해 선발은 상대적으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날 켈리의 투구는 더 값진 의미를 가진 이유다.
1회와 2회에는 모두 2사 후에 안타를 맞았지만 별 위기 없이 무실점으로 넘겼다. 1회 2사 1루에서는 김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2회에는 갑자기 흔들렸다. 2사 후 허경민 박세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박건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절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안정을 찾은 켈리는 3회 민병헌 김재환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힘을 낸 끝에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4회에도 위기를 넘겼다. 에반스와 최주환에게 연속 안타로 맞이한 무사 1,2루에서 허경민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때 유격수 방면 병살타가 나오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박세혁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불을 껐다.
침묵하던 타선이 4회 1점을 내 이날 선취점을 뽑은 가운데 켈리는 5회 김재호 박건우 정진호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고 힘을 냈다. 6회에도 2사 후 에반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최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갔다. 7,8회도 잘 막아낸 켈리는 9회 연속 2안타 뒤에 나온 최정의 실책으로 2점을 허용한 뒤 마무리 박희수로 교체됐으나 자신의 임무는 다한 뒤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