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90만 달러 로저스 팔꿈치 부상 퇴출
삼성 외인 3인 부상 이탈, 제도적 보완 필요
외국인 부상 악령이 KBO리그를 덮치고 있다. 여러 팀들이 외국인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지난 24일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지난해 12월 총액 190만 달러로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에 재계약했지만 단 6경기 만에 팔꿈치 인대손상으로 전열 이탈했다. 최고 기량을 갖고 있는 특급 선수이지만 부상 앞에 장사 없었다. 한화는 단 6경기를 위해 190만 달러를 낭비했다.
한화는 어떻게든 로저스를 안고 가려 했다. 수술이 아닌 재활로 추이를 지켜보려 했지만 로저스 스스로가 수술받기를 원했다. 선수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한화는 어쩔 수 없이 웨이버 공시를 결정했다. 부상 때문에 쓸 수 없는 선수를 계속 안고 가는 건 무의미했다.
한화뿐만 아니라 올 시즌 여러 구단들이 외국인선수 부상으로 고생 중이다. 삼성은 아롬 발디리스, 앨런 웹스터, 아놀드 레온까지 외국인 3인방 전원이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발디리스는 5월4일, 웹스터는 6월5일, 레온은 5월26일이 마지막 경기. 레온에 앞서 콜린 벨레스터도 3경기 만에 팔꿈치 통증으로 중도 퇴출됐다. 기약 없이 재활만 하는 중이라 손해가 막심하다.
이외에도 NC 에릭 해커가 5월12일 경기를 끝으로 팔꿈치 재활 중이고, kt 슈가 레이 마리몬도 팔꿈치 통증 탓에 6월11일 이후 이탈했다. kt는 마리몬에 앞서 요한 피노가 4월17일 SK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6월5일 LG전 복귀까지 49일이 소요됐다. 롯데 짐 아두치도 고질적인 허리디스크로 24일 1군에서 제외됐다.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선수들의 부상은 각 팀들에게는 엄청난 치명타다. 외국인선수 쿼터는 3명으로 한정돼 있고, 들이는 돈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부상을 당할 수 있고, 확실한 회복까지 기다려주기에는 외국인선수라는 타이틀이 너무 무겁다. 수술이라도 할 경우에는 누구든 작별이다.
부상과 같은 변수와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야구 관계자는 "외국인선수 부상을 대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출장 숫자는 제한해도 보유 숫자를 늘리면 부상에 대비할 수 있다. 아니면 부상자명단을 만들어 부상 선수 재활을 충분히 지원하고 보유 권리를 갖는 것도 방법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지금 당장 현실적인 여건이 쉽지 않다. 최근 선수협의회에서는 외국인 투수 1명을 줄이는 안건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숫자를 3명으로 늘린 것도 쉽지 않았는데 더 늘린다면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 뻔하다. 하지만 지금 이 제도라면 앞으로도 제2의 로저스가 나오진 말란 법도 없다. 제 아무리 팀에 공헌한 프랜차이즈급 외국선수라도 상당 기간 재활이 필요하면 버려지는 게 현실이다. /waw@osen.co.kr
▲ KBO리그 외국인선수 부상 현황
- 한화 로저스 : 6월5일 팔꿈치 통증, 6월24일 웨이버 공시
- 삼성 벨레스터 : 팔꿈치 통증, 5월17일 웨이버 공시
- 삼성 발디리스 : 아킬레스건 통증, 5월5일 1군 제외
- 삼성 웹스터 : 종아리 통증, 6월6일 1군 제외
- 삼성 레온 : 어깨 근육뭉침, 5월28일 1군 제외
- NC 해커 : 팔꿈치 통증, 5월17일 1군 제외
- kt 마리몬 : 팔꿈치 통증, 6월12일 1군 제외
- kt 피노 : 햄스트링 통증, 4월18일 1군 제외-5월5일 복귀
- 롯데 아두치 : 허리 통증, 6월24일 1군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