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까지 스윙, 밤을 잊은 한화 '특타 부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25 05: 51

24일 롯데전 패배 후 '단체 특타'  
김성근 감독 직접 특타 진두지휘
한화는 24일 대전 롯데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2-4로 아쉽게 졌다. 경기가 끝난 시간은 밤 10시24분. 관중석이 정리되고 있을 때 그라운드에는 배팅 케이지가 세팅되기 시작됐다. 경기 전처럼 3개의 배팅 케이지가 설치됐고, 백네트 쪽에도 토스 배팅을 위한 그물망이 등장했다. 

야심한 밤 10시50분쯤 한화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간판스타 김태균과 최고참 조인성에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도 통역과 함께 훈련복을 입은 채 배트를 들고 나왔다. 이용규·송광민·차일목·양성우·강경학 등 베테랑과 신예 가리지 않고 주전급 선수들도 빠짐없이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이날 홈런 포함 3안타를 터뜨린 주장 정근우를 제외한 엔트리에 등록된 대부분 야수들이 모두 야간 특타에 참여했다. 단체 특타였다. 지난해부터 타격이 부진할 때 대전 홈경기를 마친 뒤 종종 야간 특타를 실시한 한화이지만, 이처럼 10명이 넘는 선수가 한꺼번에 단체로 야간 특타를 한 적은 없었다. 
한화는 지난 23일 마산 NC전과 24일 대전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타자들의 방망이가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2경기에서 22이닝 동안 5득점에 그쳤고, 투수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1패1무에 만족해야 했다. 이틀 연속 이어진 타격 침체에 김성근 감독이 움직인 것이다. 
이날 야간 특타는 김성근 감독이 직접 배트를 들고 선수 하나씩 붙잡고 진두지휘했다. 허리 수술 이후 한동안 담당코치들에게 훈련을 맡겨놓고 한 발짝 떨어져 지켜봤던 김 감독이었지만 이날은 직접 나섰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지도에 평소보다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선수들이 한 시간 정도 특타를 소화한 뒤 자정이 넘어서야 뒤늦게 샤워를 하고 야구장을 떠났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자정이 지난 후에도 김 감독에게 집중 지도를 받았다. 밤을 잊은 야간 특타를 이어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한화는 김 감독의 허리디스크 수술을 전후로 한동안 야간 특타와 원정 특타 시간을 줄이거나 생략했다. 선수들이 자청하지 않는 이상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특타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홈경기에는 출근 시간을 앞당겼고, 원정에서도 일부 젊은 선수들 위주로 특타를 진행했다. 
한화는 지난 4월7일 이후로 80일째 최하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동 9위에 두 차례 올랐지만 탈꼴찌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10경기 3승6패1무로 가라앉는 분위기. 더 강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시점에서 김 감독이 다시 특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시 부활한 특타가 과연 한화의 반등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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