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거포? 강정호, 14년만 팀 기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25 11: 36

흔히 선수의 장타력을 볼 때 자주 사용하는 장타율은 편리하지만 한계점도 있다. 바로 타율과 연동되기 때문에 타율이 높을수록 장타율도 덩달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MLB에서는 순장타율(ISO)을 거포의 척도로 보기도 한다.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인데, 이는 타율에 비해 얼마나 더 많은 장타를 생산했는지를 보여준다. 높으면 높을수록 장타가 많은 거포일 확률이 높다. 이 ISO만 놓고 보면, 강정호(29·피츠버그)는 중장거리 타자가 아닌 거포로 진화하고 있다.
강정호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다저스 선발 닉 테페시의 83마일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월 솔로홈런을 쳐냈다.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폴 옆에 떨어지는 홈런이었다. 강정호의 시즌 11호 홈런이다. 41경기 만에 11개의 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강정호의 타율은 종전 2할6푼7리에서 2할6푼9리로 살짝 올랐다. 하지만 홈런 덕에 장타율은 크게 높아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0.461이던 강정호의 장타율은 0.575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제 ISO는 0.306이 됐다.
물론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0.306의 ISO는 리그에서도 손꼽힐 만한 성적이다. 25일 현재 ISO가 0.300을 넘는 선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9명에 불과하다. 150타석 이상 소화를 기준으로 하면 피츠버그 팀 내에서는 최고다. 2위는 그레고리 폴랑코(.221)로 큰 차이가 난다. 올 시즌 부진한 앤드루 매커친의 ISO는 0.161이다.
강정호는 전체 36개의 안타 중 홈런이 11개, 2루타가 8개로 장타가 19개에 이른다. 절반 이상이다. ISO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강정호의 ISO는 0.174였다. 이와 비교하면 강정호의 올 시즌 성적이 좀 더 거포 친화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0.306의 ISO는 피츠버그 팀 역사에서도 오래간만에 나오는 기록이다. 피츠버그에서는 2002년 브라이언 자일스가 0.622의 장타율과 2할9푼8리의 타율을 기록, 0.324의 ISO를 기록한 뒤 최고 기록(150타석 이상 소화 기준)이다. 강정호의 괴력이 MLB 2년차를 맞이해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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