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일석삼조? 두산 선발 변경, 대성공 조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25 20: 27

 두산은 SK와의 주말 3연전에 선발 로테이션에 손을 봤다. 당초 허준혁 장원준 유희관 순으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장원준을 쉬게 했다. 대신 안규영을 25일 대체 선발로 넣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장원준의 휴식을 좀 더 챙겨주기 위해서였다. 장원준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09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도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쾌조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투구수가 많다는 점이 김태형 두산 감독을 고민에 빠뜨렸다.
실제 장원준은 최근 4경기에서 124·118·126·115구를 각각 던졌다. 매 경기 115구 이상을 던진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꾸역꾸역 100개를 던지는 것과 밸런스가 좋은 상태로 100개를 던지는 것은 피로도에서 차이가 있다. 장원준은 밸런스가 좋았다”라면서도 “오늘까지 던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선발 교체 이유를 밝혔다. 장원준은 오는 29일 잠실 NC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잘 풀리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전략이었다. 우선 이날 경기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주축 투수인 장원준에게 추가적인 휴식을 줄 수 있다. 김 감독은 “시즌 막판이라면 던졌겠지만 이제 절반이 지났을 뿐”이라고 했다. 멀리 보겠다는 뜻이었다. 등판을 조정해 좌우 지그재그 선발 로테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있었다.
두 번째는 안규영에게 한 번 더 선발 기회를 줘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었다. 역시 대체 선발로 나선 6월 5일 시즌 첫 등판에서 SK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안규영은 그 후 활용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20일 넘는 기간 동안 3경기에서 4⅓이닝을 던졌을 뿐이었다. 팀이 장기적으로 기대할 만한 재목인 만큼 팀 성적이 한창 좋을 때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세 번째는 2위 NC와의 3연전에 가장 강력한 세 명의 선발투수를 모두 넣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말은 아꼈지만 “3연전에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순으로 나간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NC 외 다른 팀과의 승차는 이미 12경기 이상 벌어진 상황이다. 24일까지 4경기 차로 추격 중인 NC만 확실히 떨어뜨려 놓으면 후반기에는 좀 더 여유 있는 운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그런 측면에서 25일 경기는 중요했다. 그리고 두산은 이날 승리하면서 첫 단추를 잘 뀄다. 안규영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4⅓이닝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으나 이날은 큰 경험이 될 법했다. 4회 국해성의 3점포, 6회 박건우의 결승 만루포는 장원준을 내지 않고 승리할 수 있는 발판(8-6 승)을 마련했다.
만약 장원준이 충분한 휴식을 통해 생생한 모습을 이어가고, NC와의 3연전 결과까지 좋다면 이번 선발 로테이션 변경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는 셈이다. 김태형 감독은 25일 경기 전 이런 물음에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겠는가”라고 미소 지었지만, 결과는 김태형 감독이 의도한대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선두 두산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일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