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이 빠졌지만 병사들은 용맹했다. 서정원(46) 감독이 자리를 비운 수원이 값진 승리를 챙겼다.
수원은 25일 오후 6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서 제주를 1-0으로 제압했다. 6경기 만에 승리를 챙긴 수원(3승9무4패, 승점 18점)은 9위를 유지했다. 수원이 클래식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5월 14일 ‘수원 더비’ 2-1 승리 후 43일 만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했다. 서 감독은 지난 18일 FC서울전에서 아드리아노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장면에서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 조치를 받았다. 서 감독은 29일 광주FC전까지 선수단을 지휘할 수 없게 됐다. 하는 수 없이 서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직접 선수단을 지휘할 수 없는 서정원 감독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들이 결정적인 실수를 할 때마다 서정원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액션을 취했다.
스승의 마음을 알았는지 선취골은 수원이 터트렸다. 전반 3분 곽광선이 흘러나온 공을 정확하게 오른쪽 골문으로 차 넣었다. 서정원 감독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후반 43분 조동건 글고 추가시간 산토스의 결정적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쐐기골 기회가 무산되자 서정원 감독은 머리를 감싸주며 의자를 힘차게 두드렸다. 그만큼 아쉬운 순간이었다.
결국 선수들은 서정원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감독이 없는 빈자리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오랜만에 승점 3점을 챙긴 서정원 감독도 그제야 마음고생을 덜 수 있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