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이 달라" 차일목도 놀란 카스티요 강속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26 05: 53

카스티요, 최고 159km-평균 155km 강속구  
포수 차일목, "공 받느라 손 부어, 레벨 달라"
"손이 부어 오른 것 같다. 아이싱이라도 해야겠다."

한화 포수 차일목(35)은 지난 25일 대전 롯데전을 마친 뒤 미트를 낀 왼손을 꺼내보였다. 검지가 벌겋게 부어있었다. "레벨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이런 공을 받은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손이 부어오를 만큼 강한 공을 던지더라. 아이싱이라도 해야겠다"는 게 차일목의 말이었다. 
차일목의 손을 부어오르게 한 주인공은 바로 한화 새 외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27)였다. 이날 KBO리그 데뷔전에서 카스티요는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1실점 위력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투구수 105개 중에서 77개가 패스트볼로 직구 일변도 정면 승부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무려 159km까지 찍혔고, 최저 구속 역시 150km까지 나왔다. 평균 구속은 무려 154.9km. 1회 시작부터 7회까지 155km 직구를 일관성 있게 던졌다. 롯데 타자들은 카스티요의 강력한 직구 승부에 힘에서 밀렸다. 2회 황재균의 중월 솔로 홈런포가 유일한 득점일 정도로 무기력하게 당했다. 
차일목은 "볼이 빠르기도 빠르지만 움직임이 심했다. 포심·투심 두 가지 패스트볼 모두 그렇다. 볼끝이 워낙 좋아 계속 긴장했다. 긴장하지 않으면 공을 놓치거나 못 잡을 것 같아 집중했다"며 "이렇게 빠른 공을 몇 번 쳐본 적은 있어도 포수로 받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는 말로 놀라워했다. 
이어 차일목은 "그 정도 스피드에 제구도 괜찮았다. 지금보다 제구가 더 좋다면 여기 있으면 안 된다"며 웃은 뒤 "카스티요 본인이 경기 전부터 직구 위주로 던지겠다고 했다. 후반에 변화구를 한두 개 정도 섞기로 했는데 잘됐다. 슬라이더의 제구도 괜찮았고, 사인 나는 대로 바로바로 던지는 투구 템포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카스티요의 성공적인 데뷔에는 포수 차일목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 최고의 프레이밍 능력을 자랑하는 차일목은 카스티요의 낮은 쪽 직구를 미트로 덮지 않고 잘 끌어올렸다. 강한 공을 손목 힘으로 받쳐줬다. 미트가 밀릴 정도로 강한 공이었기 때문에 받기 쉽지 않았다. 카스티요도 "차일목과 배터리 호흡이 좋았다. 직구 위주로 경기를 하기로 했지만 내가 슬라이더를 던지고 싶을 때 마침 요구를 하더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데뷔전에서 보여준 모습이 카스티요의 전부는 아닐 듯하다. 그는 "구속이 생각보다 빠르게 나오지 않았다. 다음에는 101마일도 던질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최고 163km까지 가능하다는 의욕. KBO리그 역대 최고 구속은 2011~2012년 LG 소속으로 활약한 레다메스 리즈가 두 번이나 스피드건에 찍은 161km. 카스티요가 이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날,  차일목도 마음 단단히 각오해야할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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