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지루했다. 크로아티아-포르투갈전이 싱겁게 끝났다.
포르투갈은 26일(한국시간) 새벽 프랑스 랑스의 스타드 블라르트 들렐리스서 열린 유로 2016 16강서 연장 후반 터진 콰레스마의 결승골에 힘입어 크로아티아를 1-0으로 제압했다. 포르투갈은 폴란드와 4강행을 다툰다.
기대를 모았던 한 판이다. 크로아티아는 스페인, 체코, 터키와 한 조에 속해 2승 1무, 조 1위로 당당히 16강에 진출했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이반 라키티치(FC 바르셀로나), 이반 페리시치(인터 밀란) 등이 이름값을 했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조별리그 3경기서 3무로 간신히 16강에 진출했다. 호날두는 헝가리와 조별리그 3차전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뒤늦게 예열을 마쳤다.
이번 대회 16강 대진은 좌와 우의 불균형이 심했다. 대진표 우측에는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등 우승후보들이 즐비했다. 반면 왼쪽엔 벨기에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정도가 강호로 분류됐다. 크로아티아와 포르투갈의 매치에 시선이 쏠린 까닭이다.
면면도 화려했다. 슈퍼스타 호날두를 비롯해 모드리치, 페페(레알 마드리드), 라키티치, 페리시치,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 루이스 나니(페네르바체), 히카르두 콰레스마(베식타스) 등 유럽 최고의 선수들이 열띤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기대는 45분 만에 어긋났다. 양 팀의 전반 도합 슈팅은 4개에 불과했다. 유효슈팅은 없었다. 후반 들어 전술 변화, 선수 교체 등을 꾀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간헐적으로 찾아온 프리킥 찬스도 어이없게 날리기 일쑤였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이날 경기는 3~4일 간격으로 치르는 대회 4번째 경기였다. 시즌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소극적인 태도다. 16강전이 단판 승부인 만큼 양 팀 모두 몸을 사렸다. 크로아티아는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포르투갈도 답답했다. 90분이 흘러가는 동안 유효슈팅은 나오지 않았다. 중계화면에 잡힌 호날두의 일그러진 표정이 이날 경기의 모든 걸 말해주는 듯했다.
연장전도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전반 15분이 지나도록 유효슈팅은 없었다. 결국 후반 막판 승부가 갈렸다. 승리의 여신은 포르투갈에 미소를 지었다. 호날두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지만 콰레스마가 머리로 밀어넣으며 지리한 공방을 끝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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