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교체’ LG, 2년째 소사 매뉴얼이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6.26 06: 41

LG, 지난해부터 소사 늦게 교체하며 빅이닝 대역전패 허용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으려면, 소사에 대한 분석부터 다시 시작해야
2년째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승리투수 요건은 이미 챙겼고, 불펜진에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닌데 투수 교체가 늦다. LG 트윈스가 또다시 헨리 소사(31) 선발 등판 경기에서 엇박자를 냈다. 

LG는 지난 25일 잠실 넥센전에서 6-8로 패했다. 7회까지 4-1로 리드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듯했지만, 악몽과 같은 8회초를 보내며 역전 당했다. 7회초 무사 1, 2루에서 트리플 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끊었을 때만 해도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온 듯싶었다. 
그러나 8회초 소사가 안타와 몸에 맞는 볼, 그리고 적시타를 내주며 흔들렸다. 수차례 교체를 고려할만한 상황이 나왔음에도, LG 덕아웃은 좀처럼 소사를 바꾸지 않았다. 결국 볼넷을 범해 무사만루가 되고나서야 소사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LG는 무사만루서 등판한 봉중근이 밀어내기 볼넷, 이후 1루 땅볼 홈 포스아웃 상황에서 포수 최경철의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 나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8회초에만 5실점하며 역전 당했다. 8회말 채은성의 솔로포, 9회말 박용택의 적시타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지만, 10회초 임정우가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 
문제는 패배의 원흉이 된 8회초와 같은 일이 작년부터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LG는 지난해에도 소사를 늦게 교체했다가 두 차례 대역전패를 당했다. 
LG는 2015년 6월 23일 수원 kt전에서 7회초까지 4-0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던 소사가 7회말에 급격히 흔들렸다. 댄블랙에게 홈런을 맞은 것을 시작으로 4연속 피안타와 함께 1점차로 추격당했다.
그럼에도 LG 덕아웃은 가만히 있었다. 소사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불펜이 가동되지 않았다. 소사는 동점타를 맞았고, 역전 스리런포까지 내주며 7실점했다. 양상문 감독은 4-7로 완전히 흐름을 상대에 빼앗긴 뒤에 소사를 교체했다. 
2015년 8월 18일 사직 롯데전도 비슷했다. 당시도 소사는 7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했고, LG는 4-0으로 리드했다. 하지만 8회말 소사를 늦게 교체하면서 7실점,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수비실책이 겹치긴 했으나, 흔들리는 소사를 방치한 부분도 있었다. 끝내 소사는 황재균에게 3점 홈런을 맞았고, LG는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소사는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스태미너까지 뛰어나다. 2012시즌 도중 한국 땅을 밟은 후, 지금까지 733⅓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194⅓이닝으로 이 부문 리그 4위, 올해는 25일 경기까지 102이닝으로 리그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더불어 매년 진화를 거듭하면서 볼넷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9이닝 기준 경기당 볼넷 1.67개로 이 부문 리그 최소 4위, 올해는 1.41개로 3위다.    
그러나 LG는 이렇게 장점이 많은 투수를 2년째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체 타이밍만 제대로 가져갔어도, 승리하는 것은 물론, 소사의 평균자책점도 3점대가 됐을 것이다. 소사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4.03, 올해는 4.59를 기록 중이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감독이 아무리 계획을 완벽하게 세우고, 적절한 상황에서 작전을 주문해도, 선수들이 수행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런데 투수교체는 전적으로 감독과 벤치가 주체가 된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제부터라도 소사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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