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저력이 확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LG 트윈스가 선발투수 류제국의 호투에 힘입어 전날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LG는 26일 잠실 넥센전에서 2-1로 신승했다. 주인공은 선발투수 류제국이었다. 류제국은 95개의 공을 던지며 7⅔이닝 5피안타 0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이로써 류제국은 시즌 5승을 올렸고, 평균자책점을 3.93으로 낮췄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강렬한 무브먼트를 동반한 투심 패스트볼이 경기 내내 낮게 제구됐고, 꾸준히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마음대로 구사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았다. 1회초 주춤했지만, 2회부터 마운드서 내려가기 전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LG 전력분석팀 레이더건에는 최고구속 150km가 찍혔다.

류제국이 주연이었다면, 조연은 신예 포수 박재욱이었다. 이날 세 번째로 1군 무대 주전 출장한 박재욱은 안정된 블로킹과 프래이밍으로 류제국을 도왔다. 특히 류제국의 낮게 제구된 패스트볼을 절묘하게 포구해 스트라이크 콜을 받아냈다. 3회초에는 서건창의 도루를 저지했다.
하이라이트는 7회초였다. 류제국은 채태인과 승부를 벌이는 과정에서 박재욱을 불렀다. 경험이 적은 포수와 배터리를 이룬 만큼, 자신이 리드를 했고, 승부처임을 감안해 다음에 던질 공을 말로 직접 전달했다. 류제국의 주문은 높은 패스트볼, 채태인은 높은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LG는 험난한 6월을 보내고 있으나 주장 류제국이 1선발급 호투를 펼치며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박재욱이 깜짝 활약하면서 팀 전체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중이다. 이날 류제국과 박재욱의 환상호흡을 통해 LG는 17일만의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