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변신? 4연승 이끈 김기태의 '독한 야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6.27 06: 02

독해졌다. 
KIA는 지난 주 생각하지 못한 반전의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를 상대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엮었다. 올해 롯데전에서는 경기가 잘 풀리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주말 NC와의 마산경기에서는 싹쓸이 3연승을 했다.  4연승이자 주간승부 5승1패로 고공행진을 했다. 승패적자도 31승37패1무 6개로 줄어들었다. 
왜 이러는 것일까. 일단 투타의 밸런스가 좋았다. 양현종, 헥터, 지크로 이어지는 1~3선발들이 모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로 호투하면서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아울러 뒤를 잇는 불펜투수들도 바짝 힘을 내서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았다. 

또 하나는 공격에서 응집력이 뛰어났다. NC와의 주말 3경기를 보면 1경기 8안타 6득점, 2경기 10안타 9득점, 3경기 16안타 15득점을 일구었다.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터지면서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응집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투타에서 힘이 생겼으니 5승1패의 성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서 드러나지 않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었다. 김기태 감독의 달라진 경기 운영방식이다. 단적인 예가 선발투수들을 조기에 강판시키고 불펜의 필승조 투수들을 투입하는 퀵후크이다. 두 번의 퀵후크를 모두 성공시키고 역전으로 이끌었다. 요즘들어 강한 승부사의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먼저 6월 21일 롯데와의 3연전 첫 경기. 선발 임준혁이 2회 2사후 집중타를 맞고 5실점하자 김기태 감독은 3회부터 최영필을 토입했다.  최영필은 2이닝을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홍건희, 심동섭, 한승혁, 김광수까지 릴레이 투구로 롯데의 타선을 1실점으로 막고 9-6 역전승을 따냈다.
그리고 26일 NC와의 주말 마지막 경기는 더 빨랐다. 역시 임준혁이 1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을때까지 4안타 2실점하고 곧바로 홍건희를 투입했다. 홍건희는 2⅔이닝 2피안타 3볼넷을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어 심동섭까지 투입해 1⅔이닝을 봉쇄했다. 타선이 3회 브렛 필의 동점투런포, 5회 4점, 6회 나지완의 만루홈런 등 8점을 뽑아내 승부를 결정냈다. 
김감독은 퀵후크를 선호하지 않는다. 선발투수에게 기회를 주면 5회까지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최근 달라졌다. 팀이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위기감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선발투수가 부진하면 곧바로 불펜을 투입하는 독한 야구를 펼쳤다. 공고룝게도 모두 역전으로 이어졌고 3승3패가 아닌 5승1패의 성적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타선도 웬만하면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1번은 사구 후유증으로 주춤한 신종길과 김호령, 3~7번은 김주찬, 이범호, 브렛 필, 서동욱, 나지완의 라인업을 고수하고 있다. 포수만 백용환과 이홍구를 번갈아 기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고영우를 9번 유격수로 꾸준히 내세운다. 타선의 안정성이 뜨거운 응집력으로 발현됐다고 볼 수 있다. 타선에서도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김기태 감독의 변신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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