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는 유인구 승부에도 끄떡없었다.
이대호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할8푼2리. 시즌 13번째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시애틀은 난타전 끝에 세인트루이스에 6-11로 패배. 2연승이 끊겼다. 그러나 이대호는 여전히 좋은 감을 유지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두고 “상대 타자가 누구든 정면 승부를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과감히 돌리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대호는 직구 정면 승부를 하는 투수들을 제대로 공략하며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다. 그러자 투수들의 견제도 늘어났다. 패스트볼보다는 변화구 위주로 이대호를 상대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대호는 패스트볼에만 강점이 있는 게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세인트루이스 선발 하이메 가르시아는 이대호를 상대로 패스트볼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 이대호는 1-1로 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가르시아를 상대했고 가르시아는 투심, 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고르게 던졌다.
이대호는 2B-2S 카운트에서 가르시아의 6구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84마일)을 정확하게 밀어 쳐 우측 방면의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다. 우익수 스테픈 피스코티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빠졌다. 이대호는 여유롭게 2루에 안착하며 시즌 2호 2루타를 기록했다.
팀이 3-1로 앞선 3회말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 섰다. 가르시아는 초구 커브(71마일)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첫 타석에서 한 번도 던지지 않은 구종이었다. 이어 가르시아는 다시 한 번 2구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브(74마일)를 던졌다. 그러나 이대호는 이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중전안타로 연결시켰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좋은 타구를 날렸다. 이대호는 3-5로 뒤진 5회말 2사 3루 기회에서 2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놓였다. 가르시아는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이대호는 다소 높게 형성된 슬라이더(83마일)를 받아쳤고 이 타구는 우익수 앞으로 떴다. 우전안타가 나올 수도 있었지만 우익수 피스코티가 이번에는 다이빙 캐치를 성공시키며 이대호의 안타를 삼켰다. 어찌됐든 이대호는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이후 두 번의 타석이 더 왔지만 추가로 안타를 생산하진 못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2경기 연속 안타에 멀티히트로 경기를 마쳤다. 이대호는 일본 야구를 경험한 것을 두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일본 투수들도 유인구 승부를 정말 많이 했다. 일본에서 변화구를 많이 본 것이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서 끈질긴 변화구 승부에 속지 않고 잘 대처했다. 이대호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krsumin@osen.co.kr
[사진] 시애틀=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