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사랑하는 한 소년이 있었다. 책상에 앉아 있는 것보다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게 더 행복했다. 소년은 '끝판대장' 오승환(당시 삼성)을 보면서 선수의 꿈을 키웠다. 소년은 부모님의 거센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하면서 푸른 유니폼을 입겠다는 일념 하나로 뛰고 또 뛰었다. 2016년 6월 27일. 소년은 그토록 바라던 소망을 이뤘다. 삼성의 2017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장지훈(경주고 투수)의 이야기다.
장지훈은 뛰어난 체격 조건(190cm 80kg)을 바탕으로 최고 147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는 우완 정통파. 지난해 13차례 마운드에 올라 3승(평균 자책점 2.59)을 거뒀다. 그리고 올 시즌 5경기에 등판, 1승 3패(평균 자책점 3.93)를 기록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여전히 성장 중인 투수이며 투구 밸런스와 유연성이 좋다"면서 "투구폼이 부드럽고 공끝에 힘이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야수 출신으로 수비력과 센스, 견제 능력도 우수하며 경기 경험도 많아 마운드에서 여유를 잃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장지훈은 투구폼에 특이한 버릇이 없어 빠른 기량 발전이 가능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3년 이내에 선발 혹은 필승 계투 요원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장지훈은 27일 OSEN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어릴 적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는 게 소원이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1차 지명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내심 기대했었는데 인터넷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당시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지훈이 말하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일까. "마운드 위에 오르면 과감하게 정면 승부를 하는 편이다. 그리고 내야수 출신으로서 번트 수비, 주자 견제 등 수비에 대한 부분은 자신있다". 반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 장지훈은 "누상에 주자가 있을때 간혹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고쳐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체인지업을 좀 더 갈고 닦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장지훈의 롤모델은 오승환. "어떠한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만큼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의미다. 나 역시 배워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장지훈은 리그 최고의 계투 요원이 되는 게 목표란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필승 계투 요원이 되고 싶다"면서 "줄곧 계투 요원으로 뛰었기에 이 보직이 더 익숙하다. 위기 상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나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의 희열을 느낀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정말 고마운 분들이 있는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삼성 1차 지명'이라는 목표를 이루게 됐다. 많은 분들 가운데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 주신 부모님께 가장 감사드리고 정경훈 경주고 감독님 그리고 야구 그만 두려고 했을때 잘 잡아주신 신성필 전 경주고 투수 코치님, 마인드 컨트롤에 큰 도움을 주신 김무종 경주고 투수 코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