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잔치인’ KBO 리그 올스타전은 모든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축제다. 다만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각 팀 사령탑들이 대표적인데, 드림 올스타를 이끌어야 하는 김태형 두산 감독도 두 가지 측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7일 제3차 올스타전 팬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드림 올스타에서는 두산의 압도적인 기세가 눈에 띈다. 탄탄한 팬층이 올 시즌 7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단의 호조와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팬 투표 결과는 두산 잔치다. 3차 집계 결과, 더스틴 니퍼트(선발투수), 정재훈(중간투수), 이현승(마무리투수), 양의지(포수), 오재원(2루수), 허경민(3루수), 김재호(유격수), 민병헌(외야수)까지 총 8명이 팬 투표로 올스타전 입성을 앞두고 있다. 나머지 7명의 올스타전 출전은 거의 확정된 가운데 허경민이 최정(SK)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외야수 부문 4위인 박건우도 3위 김문호(롯데)와의 표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막판까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도 이처럼 선수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흐뭇한 눈치다. 올스타전 출전에 대한 의미부여도 크다. 팬들이 뽑아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소속 선수들이 너무 많이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벤트지만 팬들의 성원을 생각하면 결코 대충 뛸 수 없는 자리다.
김 감독은 “야수들의 경우는 괜찮다. 체력 소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라고 말하면서도 “투수들의 경우는 후반기를 앞두고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테면 니퍼트가 선발 등판을 하면 최소 2이닝은 뛰어야 하는데, 이 경우 후반기 첫 경기 투입은 어려워진다. 김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나가는 것은 괜찮은데 휴식기가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소속 선수들이야 김 감독의 권한이 미치는 선수들이니 차라리 낫다. 로테이션이야 조금 조정하면 된다. 오히려 김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감독 추천 선수’다. 다른 팀 사령탑도 김 감독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만큼, 어떤 선수를 뽑아야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팀별로 분배를 잘 해야 하는데 이도 쉽지 않다.
한 관계자는 “후반기 첫 경기 선발로 예고된 선수들을 올스타전에 보내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팀 전력에서 여유가 있는 선수들을 뽑자니 올스타전의 의미와 맞지 않을 수 있다. 첫 올스타전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의 고민은 선수 발표 시점, 혹은 그 이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