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결한 타격으로 돌아오며 상승세
팀 성적도 뛰어나 바랄 것 없는 캡틴
깊고 복잡했던 생각에서 벗어난 두산 베어스의 캡틴 김재호(31)가 팀과 함께 펄펄 날고 있다.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번타자로 전진 배치된 김재호는 3타수 3안타 1볼넷에 몸에 맞는 볼까지 얻어 5번이나 출루하고 4득점했다. 최근 2경기에서 6안타를 몰아친 그의 타율은 2할9푼4리로 올라갔다. 또한 출루율도 3할9푼2리로 높아졌다.
확실히 타격감은 좋아 보인다. 1번타자로 나온 것에 대해 김재호는 “지금은 감이 올라오고 있어 타순이 올라가는 것도 괜찮겠다고 마음속으론 생각해봤지만 준비하는 부분은 적응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감각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도 깨닫고 있었다.
사실 좋지 않은 흐름에서 벗어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할9푼7리로 6월을 시작한 김재호의 타율은 18일 대구 삼성전 후 2할7푼2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7경기 연속안타를 기록했고, 이 기간 23타수 11안타 맹타를 휘두른 결과 타율이 2할9푼4리로 회복됐다.
자신만의 타격 스타일로 돌아온 것이 슬럼프 탈출 비결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장타에 신경을 썼고, 그 부분을 준비하다가 처음으로 (문제에) 부딪혔다. 감이 안 좋을 때 대처하려 하다가 생각도 많아졌지만, 다시 짧게 치면서 좋아진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금은 복잡했던 고민도 모두 잊었다. 김재호는 “개인 성적과 FA에 대한 생각도 있었고, 한 번 뿐인 기회를 날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더 안 좋아졌다. 그러나 지금은 잊고 야구 생각만 하고 있다”며 홀가분해진 기분도 숨기지 않았다.
주장이라는 부담감도 있을 수 있지만, 팀 성적이 최고조인 덕에 다른 팀 주장들에 비하면 행복한 캡틴이다. 김재호는 “팀이 너무 잘하고 있어서 주장으로서 얘기할 것도 없고, 선수들에게 고맙다. 특히 스프링캠프에서 ‘형이 여건을 만들어줄 테니 야구만 열심히 해라’라고 많이 강조했는데, 젊은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물론 지나치게 앞서가는 성격은 아니다. 정규시즌 우승 도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우승을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한 그는 “생각한 목표를 이루다 보면 언젠가 위에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에 대한 조바심을 갖지 말고, NC전이라고 해서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보다 평상시와 같이 해주길 바란다”는 말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들뜨지 않기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두산이 압도적인 전력으로 선두를 달리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