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서머 1R 결산②] 정말 그 팀 맞아?...'깜놀'상, 삼성-MVP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06.30 11: 14

 2016 롤챔스 서머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이번 라운드는 예측을 뒤엎는 경기가 자주 등장하며 많은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1위부터 10위까지의 성적을 떠나서 한 달여의 장정을 마친 10개 팀에게 수고의 의미로 4종류의 상을 각각 선물해봤다. 각각 ‘소나무’상, ‘깜놀’상, ‘아차’상, ‘힘내라’상이다.
1라운드서 팬들을 가장 놀라게 한 두 팀을 꼽자면 삼성과 MVP다. 스프링 준우승에 빛나는 ROX를 2-0으로 꺾으며 당차게 1라운드 포문을 연 삼성은 아프리카, MVP, 진에어를 차례로 격파하며 4연승을 내리 달렸다. 최종 성적도 6승 3패로 ‘3강’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2부 리그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갓 승급한 MVP는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2라운드서 가장 기대되는 팀 반열에 올랐다. 데뷔 후 첫 라운드에서 노련한 선배들을 누르고 6위를 차지하기란 정말 쉽지 않기에 그들의 2라운드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 삼성, ‘신흥강자’ 타이틀을 지켜라
지난 스프링 시즌 보였던 높은 ‘앰비션’ 강찬용 의존도, 극후반지향적 운영 등의 문제점과 주전 원거리 딜러였던 ‘코어장전’ 조용인의 갑작스런 포지션 변경, 2부 리그 원딜 ‘룰러’ 박재혁 영입등이 겹치며 서머 시즌 삼성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시작부터 우리를 놀라게 했다.
첫 경기부터 신예 박재혁을 과감하게 기용한 삼성은 스프링 강자 ROX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다. 주도권을 내준 채 소위 드러눕는 운영이 아닌, 경기 흐름을 주도하며 스노우볼을 굴릴 줄 아는 팀이 됐고 한타 능력에서도 ROX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이어진 아프리카, MVP, 진에어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의 눈부신 활약의 중심에는 ‘크라운’ 이민호와 ‘레이스’ 권지민이 있었다. 어마어마한 연습량으로 유명한 이민호는 그 결실이 이번 시즌에 터졌다는 평이다. 무리한 플레이나 치명적인 실수가 사라지자 막강한 라인전 능력과 한타 집중력이 더 돋보이면서 이민호는 어느새 강찬용과 함께 팀 승리의 주축이 됐다. ‘레이스’ 권지민 또한 원거리 서포터 나미, 소라카, 카르마 등으로 수준급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나미 이해도가 굉장히 높아 스킬을 활용할 때마다 해설진과 팬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존재했다. 요즘 메타에 중요한 탑을 버리는 식의 운영 방식과 ‘큐베’ 이성진의 텔레포트 문제 등이다. 4주차였던 CJ전에서 어느 정도 보완한 모습을 보였다지만, 상대가 부진에 빠진 CJ인만큼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강찬용이 무리한 카정이나 시야 장악으로 바론과 미드 사이 강가에서 자주 잘리는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 삼성이지만, 결과는 6승 3패 4위로 3강의 바로 뒤를 잇는 호성적이다. MVP와 아프리카 등 1라운드 후반에 돌풍을 일으킨 팀들이 뒤를 바싹 쫓고 있는 만큼 2라운드에 들어서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신입생 MVP의 기분 좋은 하극상
치열했던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당당히 준우승을 차지, 이어진 승강전에선 콩두를 꺾고 서머 시즌 롤챔스에 합류한 MVP. 하지만 1부 리그 안에서 큰 무대의 압박감에 적응하는 기간이 꽤 오래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제아무리 2부 리그 준우승 팀이라지만, 뱀의 머리라는 시선도 강했다. 하지만 1라운드를 마친 그들의 성적표는 4승, 무려 6위다.
높은 순위는 아니지만 갓 데뷔한 신인에게는 놀랄만한 성적이다. 게다가 초반 연패를 딛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승리라 2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사실 연패를 하던 중에도 이러한 잠재력에 대한 복선이 곳곳에 깔려있었다.
첫 무대인 KT전에서 1세트를 압도적으로 내주긴 했지만, 2세트에는 3억제기에 쌍둥이 타워까지 부수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이후 KT의 극적인 수비에 막혀 역전패를 당하긴 했으나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ROX전에서는 히든카드 아무무로 2세트를 따냈다. 신인다운 패기와 재치가 가져온 결과였다. 
그리고 진에어와 경기서부터 잠재력이 폭발했다. SK텔레콤을 꺾고 올라온 진에어의 기세는 최강. 하지만 첫 세트부터 르블랑의 순간이동과 쉔의 글로벌 궁극기를 활용해 압승을 거뒀다. 이어진 세트도 ‘비욘드’ 김규석의 활약 아래 깜짝 바론으로 쐐기를 박으며 승리했다. 진에어를 제압한 MVP는 CJ와 롱주 역시 2-0으로 완파했다.
비록 아프리카와 마지막 경기서 패하며 1라운드를 종료했지만, MVP가 만들어낸 돌풍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강팀 못지 않은 운영 능력, 본인의 조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활용 등에 신예의 패기까지 장착한 MVP는 매 경기마다 보는 즐거움까지 주고 있다. 정말이지 2라운드 경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팀이다. /yj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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