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가 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실책에 울었다. 자신도 실책 하나를 저지르며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팀 동료들이 오승환의 MLB 첫 패전 요건을 지워주며 힘을 냈다.
오승환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볼넷과 연이은 실책으로 1점을 내주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실책으로 자책점이 기록되지 않아 평균자책점은 종전 1.62에서 1.58로 조금 내려가는 데 만족했다.
0-1로 뒤진 9회 팀이 페랄타의 극적인 동점 적시타로 기사회생했고, 오승환이 10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전날 25개의 공을 던진 탓인지 첫 타자 승부에서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아이브너를 바깥쪽 절묘한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했지만, 이어진 다이슨의 타석 때 1루 견제구를 던진다는 것이 뒤로 빠지며 3루까지 진루를 허용했다.

1루수 아담스가 좀 더 잘 잡아줬으면 좋았을 법했지만 주자 앞에서 원바운드되는 송구라 애당초 잡기 쉽지 않았다. 현지 중계진도 “주자와 겹쳐 공을 막아내기조차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공식 기록도 오승환의 실책으로 기록됐다.
이어진 상황에서 다이슨을 고의사구로 걸러 1루를 채운 오승환은 메리필드를 2루수 방면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카펜터가 이를 잘 잡아내지 못하며 실책으로 결승점을 내줬다. 현지 중계진은 “카펜터가 백핸드로 이 공을 잡으려고 했다. 홈 송구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3개의 실책을 범했다.
오승환은 이어진 1사 1,3루의 위기를 잘 정리했지만 이미 1점은 허용한 뒤였다.
하지만 0-1에서 웨이드 데이비스를 상대로 동점을 만들었던 세인트루이스는 저력이 있었다. 10회 선두타자 피스코티가 소리아로부터 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오승환의 패전 요건을 지웠다. 오승환은 11회 마운드를 전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에게 넘겨 승패 없이 이날 등판을 마쳤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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