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적발’ 도핑 교육, 방심은 끝장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01 05: 54

KBO 리그에 3년 연속 금지약물 적발 사례가 나왔다. 리그와 구단 차원에서 모두 도핑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의 결실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롯데는 6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소속 외국인 선수인 짐 아두치(31)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주관 도핑 검사 결과 금지약물인 옥시코돈 성분이 검출되어 현재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결과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두치는 지난 21일 도핑 검사를 받았으며, 27일 KADA 청문회에 참석해 해명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두치는 허리통증을 안고 있었으며 이를 완화하고자 미국에서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진통제에 옥시코돈 성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두치는 “근육강화 목적의 스테로이드나 호르몬제가 아니기 때문에 복용 가능한 것으로 알았다.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대개 마약성 진통제라는 설명이 붙는 옥시코돈은 대중적으로 보급되어 있기는 하다. 한 구단 트레이너는 “일반 병원에서도 대중을 상대로 꼭 필요한 경우는 단기 처방을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근육 강화를 목적으로 쓰는 스테로이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엄연히 KADA의 금지약물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 어쨌든 금지약물을 복용한 셈이 됐으니 징계는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아두치도 징계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구단에 이야기를 하고, 트레이너와 충분한 상의를 거쳤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태다”고 지적했다. 치료 목적의 약물은 KBO나 KADA 측에 사전에 복용 허가를 득하면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적잖다. 이른바 치료목적 사용면책(TEU)이다.
옥시코돈의 경우 마약류 제품이고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어 KADA 담당 주치의의 허가가 떨어졌을지는 알 수 없다.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사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도 구단에서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짙다.
하지만 아두치는 이를 구단에 통보하지 않아 비극이 벌어졌다. 수도권 구단의 한 관계자는 “치료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구단과 상의하라고 교육한다”고 말했다. 아두치 또한 “평소 팀 트레이너에게 교육도 받았는데 이러한 잘못을 초래한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자책했다. 결국 “아무 것도 아니겠지”라는 방심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 징계를 기다리고 있는 아두치가 롯데와의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KBO 리그에서는 최근 3년째 도핑 적발 사례가 나오고 있다. 2014년에는 이용찬(두산), 지난해에는 최진행(한화)이 금지약물 적발로 징계를 받았다. 두 선수 모두 “몰랐다”라고 이야기했다. 무지가 부른 사태였다는 주장이었다. 이용찬은 피부과 질환 치료의 진료 기록이 인정돼 10경기 출전 정지에 그쳤지만, 보충제를 의심 없이 복용하다 도핑에 걸린 최진행은 30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KBO가 도핑에 대한 징계를 더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황이었다. 이에 주관 단체가 된 KADA는 물론 구단에서도 자체 교육을 일제히 강화했다. “일반적인 음식이라도 먹는 것을 조심하고, 처음 보는 약이나 치료 관련은 항상 구단과 상의하라”라는 것이 골자였다. 각 구단마다 전문 트레이너들이 있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다. 자체 검열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하지만 아두치 사례에서 보듯 아직 선수들의 경각심이 절정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웨이트트레이닝 열풍으로 선수들은 비시즌에도 기구와 씨름을 한다. 근육을 불리는 방법과 스테로이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보디빌더들과도 같은 공간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약물의 유혹에는 항상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구단 트레이너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이에 무지나 한 순간의 방심이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오기도 한다. 아두치의 사례가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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