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선발' 한화, 4일 휴식의 덫에 빠지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7.01 05: 55

한화, 리그 최다 37번 4일 이하 휴식 선발  
4일 이하 휴식 선발 ERA 6.60, 승률 .361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의 4일 휴식 등판이 일반적이다. KBO리그처럼 월요일 휴식일이 따로 없고, 최대 20연전까지 강행군이 치러지기 때문에 4일 휴식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도 가능한 한 4일 휴식을 피하며 선발투수에게 하루라도 더 휴식을 주려 한다. 

KBO리그는 화요일과 일요일을 던지는 투수가 4일 휴식 로테이션을 돌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5~6일 정도 휴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다. 단, 항상 투수가 부족한 한화는 다르다. 4일은 기본이고 때로는 3일 이하 휴식 로테이션을 쓸 정도로 선발투수 운용이 타이트하다. 
새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도 지난달 25일 대전 롯데전에서 7이닝 105구 1실점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뒤 4일을 쉬고 30일 고척 넥센전에 다시 등판했다. 결과는 2⅔이닝 6실점 패전. 여전히 최고 158km 강속구를 던졌지만, 안타 8개 중 7개가 직구를 공략 당한 것이다. 직구 평균 구속은 데뷔전 154.9km에서 153.0km로 조금 하락세를 보였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이었다면 5일 휴식이 가능했지만 100구 이상 던지고 4일 휴식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날까지 한화는 올 시즌 선발투수 4일 이하 휴식이 무려 37번이나 있었다.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KIA·LG(17번) 삼성(13번) 두산(12번) 롯데(11번) 넥센·SK(10번) NC(8번) kt(6번) 순으로 한화가 얼마나 비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했는지 알 수 있다. 한화는 3일 휴식 5경기, 2일 휴식 2경기, 1일 휴식 2경기도 있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4일 이하 휴식 선발투수들의 전체 성적은 4승20패 평균자책점 6.60. 5일 이상 쉬고 나왔을 때 기록한 5승12패 평균자책점 6.82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 경기당 투구이닝은 3⅔이닝으로 비슷하다. 팀 성적으로 보면 4일 이하 휴식 37경기에서 13승23패1무 승률 3할6푼1리로 5일 이상 휴식 35경기 15승19패1무 승률 4할4푼1리보다 크게 낮다. 
선수 개인별로는 송은범이 11번의 4일 이하 휴식으로 최다였다. 1승4패 평균자책점 4.57. 이어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4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9.42로 고전했다. 윤규진도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6.61, 심수창도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5.25로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팔꿈치 부상으로 웨이버 공시된 에스밀 로저스 역시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4일 이하 휴식에는 버거워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선발투수의 휴식일이 하루 더 늘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관련 질문마다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직전 경기 볼 개수와 팀 상황 그리고 상대성을 고려해 4일 휴식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굳이 4일 로테이션을 쓰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도 순서를 바꿔서까지 쓴다. 
김성근 감독은 "약팀이 강팀을 이기려면 상식적으로 해선 안 된다"고 했다. 다만 결과가 안 좋은 게 문제다. 지난해에도 한화는 4일 이하 휴식 선발을 쓴 42경기에서 13승29패 승률 3할1푼에 그쳤다. 그럼에도 선발이 무너진 올해는 4일 이하 휴식이 훨씬 잦아졌다. 지금 성적보다 앞으로가 더 우려스럽다. /waw@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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