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 연예산책]'국수의 신' 천정명, 왜 누워서 침뱉기를 했을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7.01 11: 29

영화나 드라마를 끝낸 배우들이 작품에 불만을 드러내고 남 탓하는 사례들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절대 흔치도 않은 해프닝이다. 대개의 경우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하고 끝난다. 
이번에는 '국수의 신' 천정명이 그랬다. 이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던 그가 드라마 종영 다음 날에 바로 "참 많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원작의 반만 따라갔다면 좋았을텐데"라고 했다. 전형적인 '니 탓이요' 발언으로 들린다. 그래서 더 아쉽다. 그 누가 천정명의 경직된 연기에 화살을 쏜 적도 없었기에. 
KBS2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은 출발부터 힘들었다. 경이적인 시청률과 화제를 불러모은 송중기-송혜교 '태양의 후예' 후속으로 급히 편성된 때문이다. 그러나 지상파 3사 수목극 경쟁에서 꼴찌로 출발한 '국수의 신'은 요즘 보기 드문 장르물 수작으로 호평을 받으며 1위까지 치솟았다.  

기존 드라마의 흥행 코드들을 과감히 무시하고 오로지 '복수'에 초점을 맞춘 '국수의 신'은 짧은 시간에 수많은 마니아를 만들어냈다. 물론 장르물답게 호불호가 크게 갈리기는 했어도 '재미있다는 시청자들의 충성도는 절대적에 가까웠다는 평'을 받았다. 유진모 칼럼니스트는 "'국수의 신'에서 가장 큰 배경은 드라마 구조다. "한마디로 코미디 빼곤 모든 장르 드라마의 요소를 집대성한 종합선물세트"라며 덧붙여 "선악의 구분을 배제한다면 사실상 주인공은 길도가 맞다"고 설명했다.
길도 역은 중견배우 조재현이 맡았고 혼신의 힘을 다한 열연을 펼쳤다. 드라마 방영 내내 조재현의 명연기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무명(천정명 분)의 철천지원수 임에도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그 휘하로 들어가는 태하 역 이상엽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그래도 명색이 주인공인데 조재현-이상엽에 눌려 천정명이 별달리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화를 불렀을까. 천정명은 연기로 자신을 불사르는 대신에 SNS 화풀이로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이슈의 중심에 섰다. 어쨌건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누구를 원망해야 하나…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더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고 했다. 연기에 관한 한 대한민국 젊은 연기파 배우 가운데 최상급으로 손꼽히는 천정명이기에 그의 차기작에 기대를 걸 가치는 충분하다. 오해의 소지가 충분한 '원작의 반...' 운운하는 감정풀이만 없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안타까울 따름이다./mcgwire@osen.co.kr
[엔터테인먼트 국장]
[사진] '국수의 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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