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택근은 지난달 30일 고척 한화전에서 3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별다른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팀 체력 안배 차원에서 결장했던 이택근은 이날 7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3안타 3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1-5 승리를 이끌었다. 넥센은 LG전 위닝시리즈를 내준 뒤 한화에 첫 경기를 잡혔으나 이날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달았던 주장 완장을 올해초 서건창에게 건네준 이택근은 80년생으로 어느새 팀에서 야수 최고참이다. 그럼에도 2일 기준 타율 3할1푼7리로 팀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2위. 리빌딩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팀 분위기 속에서 베테랑이 먼저 시범을 보이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1일 고척 KIA전에서는 오랜 만에 8번 타순에 들어섰다. 2005년 4월 27일 수원 롯데전 이후 무려 4083일 만이다. 쭉 상위 타순, 혹은 클린업 트리오로 나서던 이택근은 올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내주고 하위 타순에 기용되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8번으로 나선 1일 2안타, 2일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보였다.
이택근은 30일 경기 후 "젊었을 때처럼 매일 경기에 나가고 그런 것은 아니라는 걸 느낀다"며 털털하게 웃었다. 그는 "최근 선수들이 잘해줘서 컨디션 좋은 사람이 경기에 나가고 있다. 계속 경기에 나가는 것도 좋지만 더그아웃에서 화이팅을 하는 것도 그렇고 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염경엽 감독이 추진하는 리빌딩 계획의 핵심이기도 하다. 염 감독은 "한꺼번에 많은 리빌딩을 성공시키기는 힘들다. 팀내 중심을 잡아줄 기둥 선수가 몇 있어야 어린 선수들이 따라서 발전할 수 있다"며 올해 기둥 선수로 타자에서는 이택근, 윤석민, 채태인, 서건창 등을 꼽았다. 이택근이 바로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것.
지난 1월 스프링캠프에서 유재신이 어린 후배들에게 "이 형(이택근)은 이제 할아버지"라고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신인 포수 주효상과는 17살 차이. 하지만 이택근의 배트는 전성기 못지 않게 불타는 중이다. 나아가 이택근이 보여주는 베테랑의 모범적인 모습이 팀의 3위 질주도 함께 이끌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