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전 통산 17G 8승무패 ERA 2.17
SUN, 롯데 20연승 '역대 최고기록'
어느새 두산 토종 에이스이자 KBO리그의 대표 선발투수가 된 유희관(30)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경기라면 2013년 5월19일 대전 한화전일 것이다. 이날 두산은 선발 이정호가 1⅓이닝 5실점으로 일찍 무너졌고, 2회부터 구원 유희관이 투입됐다. 유희관은 이날 데뷔 후 최다 6⅔이닝을 던지며 3실점 역투로 구원승을 따냈다.

긴 이닝 소화 능력을 확인한 유희관은 바로 다음 경기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다. '느림의 미학' 유희관이 두산의 선발투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 경기 상대가 바로 한화였고, 그 이후 한화를 상대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지난 2일 대전 경기에도 7이닝 2실점 선발승을 거두며 한화전 8연승을 질주했다. 한화전 통산 17경기(11선발) 8승 무패 평균자책점 2.17.
1번의 완봉승 포함 7이닝 이상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투구가 6번이나 될 정도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 기간 한화 중심타자 김태균과 김경언이 유희관 상대로 28타수 6안타 타율 2할1푼4리 그쳤고, 최진행도 12타수 안타 타율 8푼3리로 고전했다. 정근우마저 33타수 9안타 타율 2할7푼3리에 만족했다.
유희관은 "한화전이라고 특별히 의식하진 않는다. 그동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자신감 갖고 들어가는 게 좋은 모습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를 맞아서는 5회 이전에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기본은 던졌다. 첫 승이 8연승으로 연결될 때까지 한화를 향한 자신감도 점점 더 커졌다.

하지만 유희관의 한화전 8연승은 KBO리그 역사에 명함을 내밀기에 다소 부족하다. 특정팀 상대 연승 기록을 살펴보면 유희관과 한화보다 더한 천적관계들이 많았다. 앞으로 유희관이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는 지금 해온 것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역대 KBO리그의 특정팀 상대 최다연승 기록은 선동렬이 갖고 있다. 해태 시절 롯데를 상대로 1988년 8월11일 사직 경기부터 1995년 9월26일 광주 무등 경기까지, 무려 20연승을 달린 것이다. 만 7년1개월 동안 불패 행진. 선동렬이 1995년을 끝으로 일본 무대에 진출한 뒤에야 자동으로 기록이 중단됐다.
선동렬은 이 부문 역대 2위 기록도 갖고 있다. 1987년 8월19일 전주 경기부터 1990년 5월9일 수원 경기까지 청보/태평양을 상대로 14연승을 질주했다. 선동렬과 함께 박충식이 삼성 소속으로 1993년 6월11일 전주 경기부터 1998년 7월30일 전주 경기까지 쌍방울억 14연승을 달리며 공동 2위 기록을 보유 중이다.
한화 배영수 역시 삼성 시절인 2002년 6월23일 대구 시민구장 경기부터 2005년 8월31일 시민구장 경기까지 롯데전 14연승을 기록하며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OB 최일언이 해태 상대로 1986년 5월30일 잠실 경기부터 7워24일 잠실 경기까지, 삼성 김상엽이 1990년 9월3일 대구시민 경기부터 1998년 7월24일 대구시민 경기까지 나란히 13연승을 기록한바 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