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미네소타 특급 유망주 미겔 사노(23)가 복귀 자축포를 터뜨렸다. 포지션은 3루에 고정된 가운데 이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박병호(30)의 복귀 가능성을 낮출 수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사노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의 경기에 선발 3번 3루수로 출전해 3회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17-5 대승에 기여했다. 전날(2일)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사노는 이날 복귀 후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하며 점차 살아나는 감을 알렸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사노가 복귀 후 2경기에서 모두 3루수로 나섰다는 것이다. 코너 내야수로 뛰었던 사노는 올해 우익수로 포지션 전향을 시도해 관심을 모았다. 미네소타는 지명타자 자리에 박병호를 영입했고, 이에 사노를 외야로 보내 팀 공격력을 극대화시킨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노의 외야 전향은 그다지 성공적으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거구의 사노는 수비력에서 취약한 점을 보였으며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해 외야 수비를 소화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사노의 외야 전향을 포기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대세였는데 공교롭게도 사노는 복귀 후 모두 내야수로 나섰다.
이에 대해 폴 몰리터 감독은 “필요한 상황이 있다면 사노를 외야로 보낼 수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내가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다”라면서 당분간은 사노를 3루 혹은 지명타자 포지션에서 활용할 뜻을 밝혔다.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은 “내 생각에 그의 우익수 수비는 충분했다고 본다. 다만 뛰어나지는 않았다”라고 말하면서 맥스 케플러를 주목했다.
점차 팀 내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케플러는 우익수 자리에서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일 텍사스와의 경기에서는 홈런 두 방을 때리는 등 7타점을 쓸어 담으며 대폭발했다. 굳이 사노를 우익수로 돌리는 모험을 할 필요성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지역 언론인 트윈시티 파이오니어 프레스는 "사노의 우익수 실험은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사노와 트레버 플루프가 번갈아가며 3루를 맡고, 수비에 나서지 않는 선수는 지명타자 자리를 소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1루수 조 마우어의 휴식 시간도 두 선수가 메울 수 있다. 사노는 “외야도 소화할 수 있다”라고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내 경력 중 거의 대부분을 3루에서 뛰었다. 3루에서 뛰는 것에 흥분된다”라며 3루가 선호 포지션임은 부인하지 않았다.
사노가 지명타자 포지션에 들어간다면 박병호로서는 좋은 징조가 아니다. 마우어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박병호의 자리는 현실적으로 지명타자다. 여기서 사노와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 콜업은 박병호의 타격감 향상과도 연관이 있지만, 현재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 중 하나를 제쳐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내야에서 빠질 선수가 확 도드라지는 것도 아니고, 4명으로 구성된 외야는 더 이상 선수를 뺄 수 없는 상황이다. 투수 13인 체제를 선호하는 몰리터 감독의 성향상 사노가 외야로 가고, 외야수 하나 대신 박병호가 올라오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이지만 일단 흐름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