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이탈리아의 수비 대결은 엄청났다.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똑같이 나선 독일과 이탈리아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로 상대를 압박했다. 수비 대결이 돋보였다. 그러나 공격력은 어느 때보다 무기력했다. 상대 수비를 뚫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는 모습이었다.
3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8강전 독일과 이탈리아의 대결은 수비가 축구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스리백을 바탕으로 한 수비를 펼치며 상대의 공격진이 전혀 위협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독일에 스리백은 승부수였다. 조별리그와 16강전에서 스리백을 바탕으로 엄청난 수비를 선보인 이탈리아를 경계한 독일 요아힘 뢰브 감독은 스리백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이탈리아의 역습을 수비에서의 안정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이었다.

뢰브 감독의 의도는 경기에 잘 반영이 됐다. 마츠 훔멜스와 제롬 보아텡, 베네딕트 회베데스는 뛰어난 개인 능력으로 이탈리아의 공격을 차단했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는 조직적인 수비로 독일 공격진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게 만들었다.
경기 내내 독일과 이탈리아의 수비만 보였다. 독일과 이탈리아 모두 공격수들이 측면과 중앙을 활용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앙에서의 패스, 측면에서의 크로스 모두 수비진에 완벽하게 차단을 당했다.
무기력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모우 공격적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지만, 상대 진영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뛰어난 패스 능력을 갖고 있는 독일의 메수트 외질조차 패스 성공률이 80%를 넘지 못할 정도였다.
승리를 위해서는 득점이 필요했던 독일은 후반전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포백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했다. 승부수를 띄워 공격에서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독일의 의도는 통했다. 후반 20분 왼쪽 측면으로 돌파한 고메스가 요나스 헥토르에게 공을 내줬고, 헥토르는 박스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려 문전으로 쇄도하던 외질에게 연결했다. 외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마무리를 지어 이탈리아의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독일은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얇아진 수비 만큼 수비의 안정도가 떨어졌다. 독일은 후반 33분 보아텡이 핸드볼 반칙을 저지르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내줬고, 레오나르도 보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독일은 연장전에 돌입하자 다시 스리백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공격에서의 날카로움은 다시 사라졌다. 몇 차례 기회를 만들었지만 득점에 가까운 장면은 없었다. 경기 내내 좋지 않았던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였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수비진의 엄청난 수비력과 공격진의 무기력함 속에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진행해야 했다. 압박감 속에 진행된 승부차기는 아홉 번째 키커까지 공을 찬 끝에 독일이 6-5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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