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노이어의 PK 선방쇼, 아주리 징크스를 깨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7.03 07: 04

마누엘 노이어의 승부차기 선방 덕분에 전차 군단 독일이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징크스를 깼다.
메이저 대회에서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는 독일이지만 이탈리아만 만나면 항상 초라했다. 엄청난 전력을 자랑하던 과거는 물론 자국에서 열렸던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이탈리아를 이기지 못했다. 무려 4무 4패. 메이저 대회에서는 아주리 징크스를 제대로 겪었다.
3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8강전도 마찬가지였다. 조별리그와 16강전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고 승승장구하며 올라온 독일은 주축 선수가 여럿 빠진 이탈리아를 상대로 고전했다.

후반 20분 메수트 외질이 선제골을 넣고 승기를 잡는 듯 하더니 수비수 제롬 보아텡의 어처구니 없는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탈리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후반 33분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골을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 골씩을 주고 받은 독일과 이탈리아는 연장전까지 대결을 이어갔지만 승부를 내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진행해야 했다. 경기 내내 이탈리아를 압도한 독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승부차기였다. 경기를 지배하고도 4강행 티켓을 내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믿을 구석이 있었다. 현 시대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는 노이어가 독일의 골문을 지키고 있었다. 노이어는 승부차기의 압박감을 잘 견뎌냈다. 동료들의 잇달은 실축에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이탈리아의 키커들과 심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노이어의 선방쇼는 승부차기의 승부처라 할 수 있는 다섯 번째 키커에서부터 나왔다. 동점골을 넣은 보누치가 키커로 나섰지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방향을 읽고 막아냈다. 그리고 아홉 번째 키커 마테오 다르미안의 슈팅을 처리하며 독일을 4강으로 이끌었다.
전 시대에서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 받았던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노이어의 선방쇼에 부폰의 활약은 빛을 읽었다. 골키퍼의 권력 이동을 확인한 독일은 지긋지긋한 아주리 징크스까지 깨고 유로 2016 우승을 향해 한걸음을 더 내딛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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