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예고' 라라, 과제는 자기 신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03 10: 35

왼손 투수로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 남은 과제는 이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효율적으로 뽐내는 것이다. SK 새 외국인 투수 브라울리오 라라(28)가 첫 시험대에 선다.
라라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LG와의 경기에 불펜으로 출격할 예정이다. 당초 라라는 이날 선발로 KBO 리그에 데뷔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일 잠실 LG전이 비로 취소됐고, 이에 선발 로테이션이 하나씩 밀리면서 라라의 등판 계획도 수정됐다. SK는 당초 2일 선발로 예정되어 있었던 박종훈이 3일 선발로 나서고, 라라는 중간에서 데뷔전을 가질 예정이다.
오후에 예보되어 있는 비, 그리고 경기 상황 때문에 이날 등판이 이뤄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SK로서는 라라의 KBO 리그 데뷔를 더 미루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선발 박종훈에 이어 상황에 따라 등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라라는 지난 6월 29일 화성 히어로즈(넥센 2군)와의 경기에서 1⅓이닝 2탈삼진 퍼펙트로 몸을 풀었다. 당시 최고 구속은 151㎞였다. 올해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최고 95마일(153㎞)을 찍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결국 관건은 제구, 그리고 자신감이 될 수 있다.
라라는 마이너리그 시절 볼넷 비율이 다소 높았다. 그러나 제구가 형편없이 날리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볼넷이 많았던 것은 역시 2S 이후 승부를 잘 하지 못한 것과 연관이 있다. 커트 능력이 뛰어난 한국에서도 다소간 고전할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볼 수 있다. 그럴수록 자신의 공을 좀 더 믿고 던질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김원형 SK 투수코치는 "공에는 힘이 있다. 캐치볼을 해봤는데, 내가 야구를 하면서 받아본 공 중에는 상위 클래스에 속하는 힘"이라고 평가하면서 "선발로 뛰다보면 체력 안배가 필요해 153㎞의 공을 꾸준히 던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140㎞ 후반대의 공을 던질 수 있다"라고 강점을 설명했다. 지난 2군 등판에서는 제구에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코치는 자신감을 요구했다. 김 코치는 "경기장 안팎에서 상대에 대한 존중은 필요하다. 다만 타자를 상대할 때 '이 공은 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라고 말했다. 분명 좌완의 150㎞는 어떤 타자도 치기 까다롭다. 이런 강점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묻어있다. 변화구 레퍼토리가 다양하지는 않아 도망가는 피칭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인식도 깔려 있다.
라라는 입국 후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1군 무대를 직접 눈으로 지켜봤다. SK의 한 관계자는 "라라가 경기를 보면서 KBO 리그 수준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피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공과 커브의 조합은 분명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로테이션을 비우는 것까지 고려하면 라라의 이날 등판은 많은 의미에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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