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의 2그룹 잔류가 완전히 확실하지는 않지만, 서재덕(27)의 맹활약은 연일 빛났다.
김남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3주차 마지막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3-2(25-16, 22-25, 21-25, 25-21, 18-16)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포르투갈이 쿠바를 잡거나 중국이 일본을 꺾으면, 혹은 일본이 이기더라도 3-2가 되지만 않으면 한국은 2그룹 잔류가 가능하다. 슬로바키아가 터키에 지는 경우의 수도 가능하다.
서재덕은 서울에서 있었던 3연전 내내 펄펄 날았다. 높이가 있는 네덜란드의 블로킹 벽을 상대하면서도 그는 서브 에이스 4개 포함 28득점했다. 체코전 19득점, 이집트전 26득점으로 분전하며 2연승을 이끈 활약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이번 대회 내내 그는 한국의 실질적 에이스였다. 지난 2일 경기 후에는 적장인 이집트 감독마저도 “한국에서 가장 잘한 선수는 17번(서재덕)이었다. 왼손으로 스파이크를 때리고, 지난 경기(1일 체코전)에서도 맹활약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국전력 소속인 서재덕은 외국인 공격수가 공격의 제 1옵션을 맡는 V-리그에서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선수들이 부상 및 재활로 빠지고, 엔트리 내에서도 간판 공격수 문성민이 경기에 뛰기 어려운 상황이 되며 그가 주전 라이트로 중책을 맡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V-리그에서 뛸 때와 비교해 공격 점유율이 크게 높아져 체력 부담이 가중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으며 연일 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강하고 정확한 서브로 경기의 흐름을 돌려놓는 일도 많았다. 특히 체코전에서는 2세트 3연속 서브 에이스로 체코의 의지를 꺾었고, 네덜란드전 5세트에서 뒤지던 팀이 7-7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서브로 네덜란드의 리시브를 흔든 것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승리도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5세트 고비가 있을 때마다 한선수는 서재덕에게 공을 올렸고, 서재덕의 손을 떠난 공은 거의 매번 득점으로 연결됐다. 누가 봐도 한국의 에이스는 서재덕이었다. 상상하지 못했던 3연승도 현실이 됐고, 2그룹 잔류도 이제 꿈은 아니다. /nick@osen.co.kr
[사진] FIVB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