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방심, 무패 행진에도 웃을 수 없던 전북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7.04 06: 00

전북 현대가 개막 후 18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다. 2008년 수원 삼성이 수립한 개막 후 최다 연속 무패(컵대회 포함)와 타이 기록이다. 지난달 26일 광주 FC전에서 개막 후 정규리그 최다 연속 무패 기록(16경기)을 바꾼 후 1주일만에 K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기록 달성은 분명 기쁜 일이다. 그러나 최근의 전북은 도저히 웃을 기분이 아니다.
전북은 3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수원 FC와 원정경기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점유율 싸움에서 63%로 크게 앞섰고,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 거센 공격을 펼쳤다. 수원이 시도한 슈팅이 5개에 그친 반면 전북은 28개나 됐다. 유효 슈팅도 14개나 될 정도로 전북은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결과는 승리가 아니었다. 전북은 수원과 2골씩을 주고 받은 끝에 2-2로 비겼다. 경기 내용과 수원이 K리그 클래식 최하위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2-2 무승부는 전북에 최악의 결과나 마찬가지다. 전북 최 감독도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 안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승점 1점 획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날 무승부의 원인은 순간적인 집중력의 저하다. 방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 5분 만에 허용한 선제골은 수원의 역습을 미리 고려하지 않다가 대응하지 못해 내줬고, 후반 37분에 내준 프리킥 골도 허를 찔린 실점이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스스로 무승부를 만드는 것 같다"며 "실점하지 않을 장면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골을 허용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2골을 허용했지만 전북은 이종호와 레오나르도의 연속골에 힘입어 패배의 위기는 극복, 정규리그 개막 후 9승 9무를 기록해 18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갔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3차례의 무승부보다 2승 1패가 더 낫다"면서 "경기수에 비해 무승부가 이렇게 많은 건 처음이다. 우리 스스로 (지금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보다 적극적인 경기 운영을 예고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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