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역사적인 메이저리그(MLB) 첫 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절대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다소 고전했으나 어쨌든 팀 승리를 지켰다. 연이틀 세이브다.
오승환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9-4로 앞선 9회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 요건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위기 상황에 몰리자 마이크 매시니 감독이 곧바로 오승환을 선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9-4로 앞선 9회 샘 투이발라를 마운드에 올렸다. 5점차 상황이라 여유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투이발라가 브런과 루크로이에게 안타를 맞은 뒤 카터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무사 만루에 몰리자 오승환을 호출했다.

그러나 이날 비로 경기가 중단돼 경기가 총 3시간 정도 지연된 상황이었다. 컨디션 관리가 어려웠다. 오승환도 갑자기 마운드에 오른 탓인지 구위가 정상은 아니었다. 첫 타자인 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이어 뉴웬하이스에게 좌측 펜스를 맞는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전문 외야수가 아닌 좌익수 웡이 타구를 잘 판단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경기는 9-7, 2점차에 무사 2,3루가 됐다.
그러나 오승환은 플로레스를 93마일 바깥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이어 페레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여기서 3루 주자가 들어와 1점차가 되기는 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벌었다.
빌라르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몸쪽 패스트볼을 승부구로 던졌으나 약간 빠졌다는 판단 하에 볼넷이 됐다. 하지만 말도나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팀 승리를 지켰다. 1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이다. 평균자책점은 1.54에서 1.71로 조금 올라갔다. 어쨌든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 중반까지는 비교적 팽팽한 승부가 벌어졌지만 세인트루이스의 집중력이 밀워키를 압도하며 점수차가 벌어졌다. 1회 디아스의 솔로포(시즌 11호)로 선취점을 낸 세인트루이스는 4회 플로레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으나 이어진 4회 반격에서 카펜터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5회 1사 1루에서 모스의 적시 2루타와 페랄타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을 도망갔고, 6회에는 피스코티가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8-2로 확실하게 앞서 나갔다.
반면 부진 끝에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에서 중간 계투로 보직을 바꾼 트레버 로젠탈은 이날 실점하며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8-2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오른 로젠탈은 시작하자마자 제넷, 브런, 루크로이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벤치에서 한 차례 타이밍을 끊었지만 카터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고 만루를 만든 채 초라하게 강판됐다. 결국 세인트루이스는 7회 2실점을 했고 9회까지 진땀나는 승부가 이어졌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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