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이대호(34·시애틀)가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터뜨리자 미국 현지 팬은 '대호, 올해의 신인(DAE-HO, ROOKIE OF THE YEAR)'라는 피켓을 들고 응원했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가 절반을 넘어섰다. 팀당 162경기 중 81경기를 통과했다. 이대호가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
이대호는 플래툰 시스템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5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신인 타자 중 타점 1위(36개), 홈런 공동 2위(11개)에 올라 있다. 5일 휴스턴전에서 1타점을 보태 단독 1위로 나섰다. 홈런 1위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박병호(미네소타, 12홈런)다. 이대호는 15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타율 3위(0.294), OPS 2위(0.854)이다. 공격 지표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올라 있다.

임팩트가 강하다. 끝내기 2차례 멀티 홈런을 때려 역대 6번째 시애틀 신인 타자가 됐다. 팀내 결승타는 6개로 가장 많다. 게다가 팬들이 뽑은 자체 수훈선수(POG·Player of the Game)에 9차례 뽑히며 팀내 최다다.
시즌 초반에는 추신수(텍사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운 노마 마자라(21·텍사스)가 신인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나갔다. 마자라는 4월과 5월 연거푸 '이달의 신인 선수'로 뽑혔다.
마자라는 4월에 타율 0.333 2홈런 7타점, 5월에는 타율 0.283 7홈런 1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6월 타율 0.262 2홈런 11타점으로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 출장 경기가 많아지면서 체력적인 부담, 상대 투수들의 분석에 당하고 있다.

5일 현재 타율 0.286(287타수 82안타) 11홈런 35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대호보다 120타수 이상 많이 출장했지만 홈런은 같고 타점은 역전됐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에서 이대호는 1.2로 마자라(1.4)를 거의 따라잡았다.리그 타자 중에서는 최고의 자리가 눈앞에 보이지만, 디트로이트 투수 마이클 풀머(23)가 대단한 기세다.
2011년 뉴욕 메츠에 1라운드로 지명된 풀머는 지난해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의 트레이드로 디트로이트로 이적했다. 최고 97마일(156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풀머는 지난 4월 29일 미네소타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5이닝 2실점으로 데뷔전 승리를 따냈다.
첫 4경기에서 2승1패를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이 6.52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5경기 연속 QS와 함께 33⅓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간 4경기 연속 '6이닝 이상 무실점, 3피안타 이하' 경기를 기록했다. 시카고 컵스의 제이크 아리에타 이후 두번째 기록.
지난 2일 탬파베이의 경기에선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1913년 이후로 선발 8경기 연속 1실점 이하를 기록한 디트로이트의 첫 번째 투수가 됐다. 5일 현재 12경기에서 8승 2패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 중이다. 2013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를 보는 듯 하다. 현재로선 가장 강력한 리그 신인왕 후보다.

이대호는 지난 6월 23일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풀머 상대로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첫 4번타자로 출장해 1회 풀머의 153km 직구를 밀어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최근 ESPN은 6월말까지 성적을 놓고 올 시즌 신인 TOP10을 뽑았다. 이대호는 아메리칸리그에서 풀머(전체 2위), 마자라(전체 4위)에 이어 3번째(전체 9위)로 뽑혔다. 이대호가 올해의 신인에 뽑히는 데는 풀머가 가장 넘어서야 할 벽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