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1위' 넥센 팀 컬러 바꾸는 '야생마'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7.05 05: 50

넥센 히어로즈의 올 시즌 팀 컬러가 '불나방 야구'로 바뀌면서 발빠른 선수들이 예전보다 주목받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3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지난해까지는 펑펑 쳐서 이기니까 내가 할 게 없었는데 지금은 점수를 내기는 힘들지만 이것저것 작전도 하면서 재미있고 배우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얼굴도 많이 바뀌었다.
넥센은 3일 11회 박정음의 끝내기 적시타를 앞세워 7-6 승리를 거뒀다. 고종욱이 개인 시즌 최다인 5안타를 기록했고 박정음은 교체 출장해 9회 동점타와 11회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서건창은 3사사구를 얻어 2득점했고 김하성은 도루 2개로 상대를 흔들었다. 유재신 역시 대주자로 나와 9회 볼넷과 11회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염 감독이 "야생마"라고 표현한 고종욱은 지난 주간 5할3푼8리 맹타로 리그 타율 5위(.336)까지 올라갔다. 2번 타순에서 출루하며 올 시즌 팀 컬러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잡고 있. 지난해 아쉬움을 털고 올해 다시 20홈런-20도루에 도전하는 김하성은 벌써 14도루로 팀내 1위.
서건창은 타격에서는 아직 3할(.288)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13도루로 팀내 리드오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대주자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11도루를 기록 중인 유재신은 타격 능력(.265)도 발전된 모습이다. 올해 팀의 히트상품인 박정음은 선발, 교체 할 것 없이 팀에서 원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팀 도루 선두(80개)인 넥센은 지난해 전반기 두자릿수 도루 이상이 김하성, 고종욱 2명 뿐이었으나 올해는 전반기가 채 끝나지도 않은 3일 기준 김하성, 서건창, 고종욱, 유재신, 임병욱 5명이다. 10도루 이상 선수가 3명 이상인 팀은 넥센 뿐. 유재신, 임병욱은 많은 기회를 얻지도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보여주며 팀 컬러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
넥센의 야구가 불나방이라고 불리는 것은 도루 실패(38개)도 가장 많기 때문이다. 도루 시도 자체가 10위 한화(58개)의 2배가 넘는 118개(1위)다. 일단 뛰고 보는 팀 컬러가 완성돼가고 있다. 지난해 도루가 1개였던 김민성도 벌써 4개를 성공시켰는데 감독과 코치들이 정확한 기회를 파악해 그를 뛰게 만드는 데 그 성공 비결이 있다.
지난해 전반기에만 112개의 홈런을 쳤던 넥센은 3일까지 66홈런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올스타전까지 많이 쳐도 세자릿수가 되기는 힘들다. 넥센은 그 대신 도루를 늘려 상대 배터리를 흔들고 있다. 야생마 같은 선수들이 지난해 팀의 '한 방 야구'를 잊게 하는 또 다른 매력을 선물하고 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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