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 반복되는 부진의 늪...시즌 ERA 6.19
최근 3경기 연속 피홈런 2개 이상 허용
우규민(31, LG 트윈스)이 긴 터널에 갇혀있다. 약 70일 전 최고 투구를 펼친 장소로 돌아왔으나, 반전은 없었다.

우규민은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7실점으로 시즌 7패를 당했다. 3경기 연속 홈런 2개를 맞았고, 밀어내기 볼넷까지 범하며 4연패에 빠졌다. 어느덧 올 시즌 피홈런 10개. 평균자책점은 6.19로 치솟았다.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이 각각 14개, 11개로 지난해 기록에 근접해 있다. 기록만 놓고 봐도, 정말 우규민이 맞나 싶을 정도다.
우규민은 지난 3년 동안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였다. 2013시즌 선발투수 전환 이후, 2015시즌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 145이닝 이상을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3.79로 리그 전체 6위,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면 3위다. 정교한 제구력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으로 마운드를 지배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볼넷 17개로, 21세기 최초로 선발투수 볼넷 20개 이하를 달성하기도 했다.
▲ 2013~2015, 3년 동안 토종 선발 TOP5
양현종: 77경기 452⅔이닝 39승 17패 ERA 3.32
이재학: 75경기 419⅔이닝 28승 21패 ERA 3.67
우규민: 78경기 444⅓이닝 32승 22패 ERA 3.69
윤성환: 85경기 535이닝 42승 23패 ERA 3.80
김광현: 79경기 477⅔이닝 37승 23패 ERA 3.82
올해도 기세를 이어가는 듯싶었다. 4월에 치른 5경기 중 한 경기만 제외하면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3점 이내로 막았다. 그 한 경기도 마운드에서 허리를 삐끗하면서 선수보호 차원으로 교체된 경기였다. 4월 26일 대구 삼성전에선 통산 첫 번째 완봉승까지 성공하며 리그 최고 투수로 올라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완봉승 이후 모든 게 엉클어져버렸다. 5월에 치른 세 경기서 모두 4이닝 이하만 소화하며 조기강판 당했다. 반대투구가 부쩍 늘었고, 장타로 연결되는 타구도 많아졌다. 결국 5월 22일 엔트리서 제외됐다. 당시 양상문 감독은 “규민이가 신체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 모두에서 좀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최근 경기에선 몸과 정신 모두 60, 70% 상태로 보였다. 원래 제구가 굉장히 좋은 투수인데 가운데로 몰리는 볼이 늘었다”고 말했다.
6월 4일 약 보름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섰다. 복귀전부터 세 경기는 괜찮았다. 6월 10일 한화전 8이닝 1실점, 6월 17일 KIA전 7이닝 3실점으로 다시 궤도에 오른 듯했다. 그런데 6월 22일 SK전을 기점으로 이닝마다 극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예전이었으면 땅볼이 되거나 파울에 그쳤을 타구가 안타가 되고, 실투는 홈런으로 이어진다. 아무렇지 않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치다가도, 갑자기 연속안타를 맞고 볼넷까지 나오며 빅이닝을 허용한다. 올 시즌 피홈런 10개. 우규민의 한 시즌 최다 피홈런은 지난해 기록한 13개다. 이대로라면 작년 기록을 넘게 된다.
우규민의 부진과 함께 LG도 6월부터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5월까지 5할 승률을 사수하며 5위 안에 자리했으나, 6월 성적 10승 15패, 7월에 치른 세 경기는 모두 패하며 시즌 전적 32승 40패 1무를 기록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선발 이준형이 무릎 통증으로 이탈, 선발진 다섯 자리를 모두 채우기도 벅찬 상황이다. 우규민이 반등하지 않으면, LG의 올 시즌도 이대로 끝나버릴 수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