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밑바닥입니다".
2006년 전주고는 고등학교 농구를 평정했다. 2006년은 전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무패 전관왕이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전국체전도 정상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김민섭이 있었다. 만능선수인 김민섭은 전주고를 정상으로 올려두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2007년 청소년 대표에 합류해서도 중심 역할을 했다. 김승기 감독이 이끌던 청소년 대표팀은 한국 농구 사상 처음으로 19세 이하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최초 1라운드 통과와 2승을 거뒀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1-2012 시즌 오리온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첫 시즌에는 46경기에 나섰다. 경기당 9분 35초를 뛰며 3.87점을 기록했다. 기대만큼의 활약은 아니었다. 시잔이 지나면서 점점 기회는 줄었다. 포워드진이 두터워진 오리온에서는 더욱 자리가 없었다.
지난 시즌 그는 1경기에 나섰다. 딱 3분을 뛰었다. 결국 시즌 후 오리온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지만 갑작스럽게 SK에서 연락이 와 합류했다. 김민섭의 짧은 단상이다.
최고의 선수였지만 지금은 동료들에 비해 부족하다. 2007년 청소년 대표팀서 함께 활약했던 김선형, 변기훈과 다시 만났지만 상황은 다르다. 당시 김민섭은 둘에 비해 더 많은 기회를 받았고 중심으로 나섰다.
"오리온을 떠나면서 농구를 포기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시 기회가 왔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과 만났을 때도 잊지 못한다. 분명 열심히 하면 기회를 줄 것이라 말씀하셨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다. 예전에 잘 나갔다는 이야기는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 그 때의 일은 그 때다. 지금은 내가 누구보다 뒤진 상황이다. 어느 누구 보다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다".
194cm의 스몰 포워드인 김민섭은 박승리가 빠진 자리를 위헤 데려온 선수다. 물론 박승리 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팀내 경쟁자도 있다. 동갑내기인 함준후도 새롭게 SK로 이적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민섭이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 코치 등은 그에게 노력을 요구한다. 체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반전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한 김민섭은 처음 SK에 합류했을 때 보다 7kg이상을 감량했다. 경기 출전이 줄어들며 체중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을 때를 기억하며 체중 감량을 실시하고 있다.
음식 보다는 운동량이 많이 늘었다. 아프던 곳도 운동을 하면서 강도가 약해졌다. 말 그대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 상황.
"마지막이라는 생각밖에 없다. 그리고 아직 경기에 나서게 될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일부러 체중감량도 하고 있다. 술도 전혀 마시지 않았다. 회식자리에서도 잔에 술만 받고 마시지 않았다. 나와의 약속 때문이다. 그 약속을 지킨다면 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올 시즌 김민섭의 목표는 경기 출전이다. 오리온와 SK의 전술 차이가 크게 없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부담이 없다. 문경은 감독은 여전히 고민을 하고 있다. 선수층이 갑자기 얇아졌기 때문에 김민섭이 더 살아나야 시즌서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SK 식구도 다 됐다. 팬 캠프에서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중점적으로 그의 목표는 경기 출전이다. 일단 출전을 해야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친구들 보다 잘난 것이 하나도 없다. 예전 생각은 이미 모두 잊었다. (김)선형이와 (변)기훈이는 잘 알고 있다. SK에 와보니 텃세는 전혀 없다. 모두 훈련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더 훈련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