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 류현진, 바늘구멍 통과 첫 걸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08 05: 58

8일 SD전 복귀전, 첫 등판 관심
전례로는 바늘구멍, 가능성 상대적 높아
인고의 시기를 이겨낸 류현진(29·LA 다저스)이 640일 만의 메이저리그(MLB) 복귀전을 통해 새 출발점에 선다. 분명 많지는 않은 수술 후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뗀다.

류현진은 8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인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의 MLB 마운드 출격은 2014년 10월 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이후 처음이다. 팬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LA 다저스 전체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640일이라는 시간이 말해주듯 긴 재활 여정을 겪은 류현진이 이날부터 전성기의 모습을 100% 보여줄 것이라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몸 상태가 100%가 아닐 가능성이 있고, 차츰차츰 컨디션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를 밟을 공산이 크다. 결국 류현진이 이날 가장 크게 보여줘야 하는 것은 승리보다는 재기에 대한 확신과 가능성이다. 분명 만만치 않은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5월 왼 어깨 관절와순의 파열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이전에 수술을 받은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그 파열 정도는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이 수술을 받은 선수들은 대개 재기에 실패하거나 최악의 경우는 은퇴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다시 마운드에 선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을 만한 셈이다.
재기에 실패한 대표적인 선수들이 한때 MLB 마운드를 호령했던 제이슨 슈미트, 마크 프라이어와 같은 선수들이다. 이들은 절정의 기량을 보여줬으나 이 수술을 받고 완벽한 내리막길을 탔다. 브랜든 웹, 벤 시츠, 롭 넨 등도 이 수술의 후유증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특급 선수들이었다. 약간 시일이 지난 자료이기는 하나, 이 수술을 받고 예전의 기량을 완벽히 찾아 재기한 선수들은 7%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 다저스의 주치의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최근 연구를 봐도 관절와순이 손상된 선수들 중 20% 이상은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근에도 같이 손을 댄 선수들의 재기 가능성은 57%로 떨어진다.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는 관절와순 파열이었고, 상대적으로 상처가 작았던 만큼 그 이상의 확률이 기대된다.
한 프로구단 트레이너는 “이전 사례를 봤을 때 류현진의 회복 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은 편으로, 오히려 빠르다고 볼 수 있다. 단지 본인이 목표를 빨리 잡아 느려 보일 뿐”이라면서 “재활 과정에서 겪은 어깨 통증과 다른 부위(사타구니)의 통증도 그간 쓰지 않았던 근육의 가동 측면에서 정상적인 과정이다. 오히려 그런 단계를 이겨내면서 진정한 재활에 이르는 것이다. 재활은 너무 순탄해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과 이전 사례에 따르면 류현진이 7일 경기에서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예상외의 부진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회복과 재기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은 승리나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모두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온다. 류현진은 아직 던질 날이 많은 투수다.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는 류현진이 어떤 첫 걸음을 내딛을지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