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선수 윌린 로사리오(27)가 메이저리그(MLB) 경력에 빛나는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하고 있다. 한화 출신으로는 14년 만에 30홈런-100타점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로사리오는 한화 타선의 중추로 자리 잡았다. 화려한 MLB 경력으로 주목받았던 로사리오는 사실 4월 한 달간은 약간의 물음표도 붙어 있었던 것이 사실. 4월 한 달 동안 22경기에서 타율은 3할7리로 좋은 수준이었지만 홈런이 1개밖에 없었고 타점도 6개에 불과했다. 130만 달러의 몸값에서 주는 기대치에는 다소간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5월 이후 로사리오는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로사리오는 5월 1일부터 7월 7일까지 52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18홈런, 6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6을 기록 중이다. 교타자 유형이 아님을 고려하면 31개의 삼진도 준수한 수치다.

적응기를 뺀 5월 이후만 따지면 홈런은 에릭 테임즈(NC·19개), 최승준(SK·19개)에 이어 3위고 61타점은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현재 페이스라면 3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하는 것도 결코 과한 기대는 아니다. 적응을 마쳤고 팀 분위기에 동화하는 능력도 좋아 대외적인 장애물도 많지 않은 편이다.
그렇다면 한화 구단 역사에서는 기념비적인 일이 된다. 역대 KBO 리그에서 30홈런 이상, 100타점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총 53명 있었다. 한화는 이와 연관이 작지 않은 편이다. 바로 이 대업을 첫 달성한 선수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장종훈이기 때문이다.
장종훈은 1991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35홈런-114타점을 기록, 리그 역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장종훈은 이듬해인 1992년에도 41홈런-119타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1996년 박재홍(당시 현대, 30홈런-108타점)이 다시 달성할 때까지 해당자가 없을 정도로 당시에는 난이도가 높은 기록이었다.
한화는 장종훈에 이어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99년 댄 로마이어(45홈런-109타점), 데이비스(30홈런-106타점)가 동반 이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2002년 송지만(38홈런-104타점) 이후 한화 선수가 이를 달성한 적은 없다. 장종훈 이후 팀의 간판이었던 김태균이 2008년 31홈런을 기록했으나 아쉽게 92타점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104타점을 기록했으나 홈런 개수가 21개에 머물렀다.
올해도 한화에서는 이 기록에 도전할 만한 선수가 지금으로써는 마땅치 않다는 평가다. 김태균은 홈런 페이스가 주춤한 상태고, 로사리오와 함께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고 있는 송광민(12개)과 정근우(11개)에 이 기록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로사리오가 한화 다이너마이트의 명예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