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박석민(NC)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의 이적 속에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 김한수 타격 코치는 괌 1차 캠프를 앞두고 "선수들 모두 현재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럴 때 일수록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면서 "선수들의 잠들어 있는 능력을 일깨울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 박석민과 나바로의 전력 이탈은 아쉬운 부분이나 누군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김한수 코치는 내부 경쟁을 통한 전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석민의 FA 보상 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한 최재원이 기존 세력을 위협하는 견제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최재원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 도중 왼 손목 미세 골절상을 입었다.이후 3개월간 재활 과정을 거쳐 퓨처스 무대에서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으나 왼쪽 어깨 통증으로 1군 승격 기회가 미뤄졌다. 1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1군 무대에 합류한 최재원은 LG와의 두 차례 경기를 통해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오른 손바닥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백상원 대신 2루수로 활약 중인 최재원은 타율 4할(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날카로운 타격을 선보였다.

최재원은 5일 대구 LG전서 성공적인 이적 신고식을 치렀다. 1-0으로 앞선 1회 1사 만루서 LG 선발 우규민에게서 밀어내기 볼넷을 고르며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7-3 승리에 이바지했다. 최재원은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날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최재원은 5회 무사 만루 위기서 대타 손주인의 타구를 걷어 내며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9회 2루수에서 우익수로 수비 포지션을 옮겼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최재원과 김정혁의 타순 연결이 잘 되면서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최재원은 7일 경기에서는 올 시즌 첫 대포를 가동하는 등 2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최재원이 1군 무대에 합류한 뒤 삼성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만 하면 복덩이라 표현해도 될 듯. 최재원의 활약은 기존 선수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견제 세력이 두각을 드러낸다면 기존 세력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게 바로 내부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다.
최재원은 "내야 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까지 가능하다면 1군 엔트리 구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수비 포지션은 어디든 상관없다.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고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내 자리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