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9일 삼성전 좌익수 앞 번트 안타
류중일 감독, 타석이탈 어필했으나 무위
9일 대전 삼성-한화전. 9회말 한화 선두타자 이용규가 삼성 심창민의 2구째 공에 기습적으로 번트를 댔다. 그라운드로 떨어뜨리지 않고 살짝 띄운 이용규의 번트는 대시해온 삼성 3루수 김재현과 백업을 들어간 유격수 김상수의 키를 넘어 좌익수 최형우 앞으로 떨어졌다.

이용규의 기 막힌 좌익수 앞 번트 안타에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들썩였다. 그때 삼성 류중일 감독이 덕아웃에서 뛰쳐나와 심판들에게 뭔가를 어필했다. 류 감독은 다리를 들어가며 이용규가 배트 박스에서 벗어난 타격을 했으니 자동으로 아웃이 선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구규칙 6.06 '타자반칙' 관련 (a)항에 따르면 '타자가 한 발 또는 양 발을 완전히 타자석밖에 두고 타격을 했을 경우 타자는 반칙행위로 아웃된다'고 명시돼 있다. [원주]에선 '타자가 타자석 밖에서 투구를 쳤을 때는 페어 볼이나 파울 볼에 관계없이 아웃이 선고된다. 타자석을 벗어나면서 투구를 쳐서는 안 된다'는 설명도 있다.

이용규가 번트를 댈 때 장면을 보면 왼발이 배트 박스를 완전히 벗어나 있었고, 뒤쪽 오른발만 타석에 걸쳐있었다. 육안으로도 발이 앞으로 나온 것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발이라도 타석을 벗어났기 때문에 류중일 감독 주장대로 규칙상 타자반칙 아웃이 선언돼야 했다.
하지만 류 감독의 강한 어필에도 불구하고 심판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판들이 누구도 이 장면을 먼저 확인하지 못한 데다 합의판정 대상이 아니라 판정 번복이 될 수 없었다. 삼성은 1회 합의판정을 한 번 사용한 뒤 실패했지만, 이후 나머지 한 번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이용규의 번트 안타 판정과 관련해선 신청도 할 수 없었다. 4-4 동점으로 맞선 9회말, 삼성으로선 끝내기 주자가 루상에 나가며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었다. 심창민이 실점 없이 막아 패배를 피했지만, 잘못된 판정이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순간이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