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에 비상등이 켜졌다. 베테랑 소방수 임창용이 가세했지만 아직은 제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는데다 불펜의 필승맨들인 심동섭과 한승혁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주름살이 깊어졌다. 최근 잦은 역전패로 이어지는 부진이었다.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4-2로 앞선 가운데 세 번째 투수로 등장한 한승혁은 1이닝동안 2안타 2볼넷을 내주고 3실점,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6회 등판해 볼넷을 내주고 두 타자를 잡았지만 볼넷-2루타-안타를 맞고 순식간에 3실점했다.
중반의 중요한 흐름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이 실점은 결국 패배의 단초가 되었다. 다음투수 최영필까지 양의지에게 솔로포를 맞고 말았다. KIA는 9회초 김호령의 동점 투런포가 나왔지만 이어진 무사 1루에서 경기를 뒤집지 못했고 연장 10회말 2사3루에서 유격수 박찬호의 끝내기 실책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승혁은 지난 6월 30일 광주 LG전에서 9회 구원등판했으나 히메네스에게 투런홈런을 맞으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7월 2일 넥센과의 고척돔 경기에서도 세 번째 투수로 나왔지만 1⅓이닝동안 5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부상을 딛고 지난 6월 17일 1군에 돌아와 6경기에서 6⅓이닝동안 무안타 1볼넷 무실점 행진으로 불펜에 큰 힘을 보탰다. 강속구를 앞세운 위력적인 구위와 제구력까지 과시하며 단숨에 필승요원이 됐다.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서 7실점했다. 갑자기 투구밸런스가 흔들리며 그 좋던 구위가 사라졌다.
좌완 요원 심동섭도 마찬가지이다. 발목부상을 딛고 6월 18일 복귀했지만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38의 저조한 성적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다. 복귀 이후 3경기는 무실점으로 순항하는 듯 했지만 구위는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이후 7경기 가운데 6경기나 실점하면서 무너졌다.
6월 30일 LG전에서는 4점차로 앞선 9회 등판해 1안타 1볼넷을 내주고 2실점하면서 역전패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어 7월 2일 고척돔 넥센전도 홍건희의 뒤를 이었지만 3-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⅓이닝 2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8일 두산전에서는 ⅓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두 투수의 근본적인 과제는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다. 좋은 구위로 잘 던지다가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부진과 난조에 빠진다. 두 투수의 부진은 최근 역전패의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팀도 연승 상승세에서 제동이 걸렸다. 임창용이 돌아왔지만 두 투수의 부진과 이탈로 인해 불펜의 필승방정식이 붕괴되면서 깊은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sunny@os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