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ERA·탈삼진에 WHIP와 K/BB
1965년 쿠팩스 이후 첫 도전
등 하부 부위에 통증을 느껴 생애 두 번째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클레이튼 커쇼(28·LA 다저스)가 복귀를 향한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샌디 쿠팩스 이후 51년 만의 주요 순위 석권이 가능할지도 후반기 관심사다.

커쇼는 지난 6월 27일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경기(6이닝 4실점) 이후 등 아래 쪽에 부분에 통증을 느꼈고 결국 7월 2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다만 컨디션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커쇼는 점점 상태가 나아지고 있으며, 10일에는 60피트 거리에서 공을 던지며 서서히 팔을 예열해가고 있다. 후반기 시작부터 복귀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결장 기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투수인 커쇼는 올 시즌도 자신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부상으로 번기를 완주하지는 못했으나 16경기에서 121이닝을 던지며 11승2패 평균자책점 1.79로 대활약했다. 탈삼진은 145개를 기록한 반면, 볼넷은 단 9개에 불과했다. 1할8푼5리의 피안타율, 0.73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환상적인 수치다.
이런 커쇼는 올 시즌 한 가지 대업 달성을 놓고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이라는 세 가지 주요 타이틀에 더해 WHIP와 삼진/볼넷(K/BB) 비율이라는 세부 지표까지 최고 위치에 오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트리플크라운도 힘든 판에, 이 5가지 지표에서 모두 리그 1위에 오른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가장 근래의 일은 1965년 쿠팩스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쿠팩스는 26승8패 평균자책점 2.04, 탈삼진 382개, 0.86의 WHIP와 5.38의 K/BB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에서 모두 선두였고 모든 지표가 빼어났다. 그 후 51년 동안 이런 쿠팩스의 대업을 따라간 투수는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커쇼가 이 업적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다. 부상으로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경쟁자들이 그렇게 많이 도망가지는 못했다. 부상 회복만 빠르다면 추격할 수 있다.
커쇼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내셔널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보유하고 있다. 2위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2.09)가 경쟁자일 뿐, 3위 조니 쿠에토(샌프란시스코·2.47)와의 차이는 꽤 된다. WHIP 역시 2위 맥스 슈어저(워싱턴·0.96), 3위 훌리오 테헤란(애틀랜타·0.97)과의 격차가 벌어져 있다. 16.11의 K/BB는 말 그대로 역대급 성적이다. 2위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7.11)의 2배 이상이다.
결국 부상으로 까먹은 등판에 밀접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다승과 탈삼진이 관건이다. 내셔널리그 다승 1위는 쿠에토로 13승이다. 다만 시즌 초반 완벽한 다승 페이스를 선보였던 제이크 아리에타(시카고 컵스·12승)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12승)가 최근 부진과 몸 상태 이상으로 크게 도망가지 못했다.
탈삼진도 마찬가지다. 슈어저가 164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154개)가 2위다. 커쇼는 이들보다 2~3경기를 적게 던지고도 3위다. 1위와 20개 안팎의 차이인데, 커쇼의 지난해 탈삼진 능력을 고려하면 시즌 막판 추격전이 가능해 보이는 범위다. 결국 이 대업을 위해서는 커쇼가 정상적으로 빠르게 복귀해야 한다. 커쇼가 다시 뛸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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