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8승’ 마에다, LAD의 판단은 옳았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7.12 06: 06

8년 보장액 2500만 달러, 하지만 큰 옵션 금액
호투 보는 다저스, 옵션 채운 마에다 모두 웃는다
 다소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마에다 겐타(28)와 합의한 LA 다저스의 계약이 혁신적인 선택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에다가 보인 기대 이상의 활약 덕분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는 마에다와 전에 볼 수 없던 특이한 형태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8년인데, 보장 금액은 2500만 달러다. 사이닝 보너스 100만 달러를 제외하면 평균 연봉은 3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 부분만 보면 구단이 선수에게 확신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옵션이 보장 금액을 훨씬 뛰어넘기에 마에다도 자신이 잘 던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매년 선발 등판 수에 따라 단계별 옵션이 있는데, 32경기 이상 선발로 나오면 650만 달러를 챙긴다. 90이닝 이상을 소화할 경우에도 단계별로 액수가 늘어나며 200이닝 이상 던지면 35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여기에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면 15만 달러, 옵트아웃은 없지만 트레이드되면 100만 달러를 챙기는 세부조항도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에 많이 나오면 이닝 수가 누적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해주면 기본 연봉 300만 달러 포함 1000만 달러 이상을 가져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다저스는 현재 대만족이다. 마에다가 우려를 뒤로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피칭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18경기에 등판한 그는 8승 6패, 평균자책점 2.95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에서는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삼진 13개를 잡아내는 놀라운 투구를 선보였다.
옵션 충족 상황도 순조롭다. 마에다도 나쁠 것은 없다.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며 기본적으로 올해 315만 달러를 얻게 된 그는 15경기를 넘겨 경기 수 옵션 100만 달러, 100이닝을 채워 5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 앞으로 190이닝까지는 매 10이닝마다 25만 달러가 추가되고, 2경기만 더 선발로 나오면 20경기가 되어 또 100만 달러를 번다.
마에다가 버텨준 덕분에 다저스는 선발진에 구멍이 많이 생긴 가운데서도 51승 4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를 달리며 플레이오프 희망을 이어가는 것이 가능했다. 그는 팀 내에서 클레이튼 커쇼(11승 2패, 평균자책점 1.76)이어 실질적인 2선발로 제 몫을 해냈다. 분명 투자한 금액 대비 효율적이다.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팔꿈치 상태를 확신할 수 없는 마에다를 끌어안는 대신 위험을 최소화했다. 빅마켓 구단인 만큼 300만 달러는 버려도 큰 타격이 없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줄 수 있는 선수라면 1000만 달러가 넘는 금액도 아깝지 않은 것도 사실. 이러한 생각이 창의적인 계약을 고안해내게 했다.
마에다가 앞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다면 다른 구단도 포스팅으로 선수를 영입할 때 유사한 조건들을 내걸어 위험을 줄이고 활약에 따른 보상은 확실히 해주는 계약을 추진하게 될지 모른다. 지난 오프시즌의 트렌드였던 옵트아웃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새로운 형태의 계약 트렌드를 만들 수 있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전반기에 이어진 마에다의 호투 행진은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현재로서는 다저스의 판단이 옳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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