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선택’ 두산, 4년 만에 외인 교체 없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7.12 06: 05

니퍼트-프록터 듀오 이후 4년 만에 교체 없는 시즌
니퍼트-보우덴에 타자 에반스까지 3인 모두 맹활약
 두산 베어스가 완벽에 가까운 외인 농사에 성공했다. 이 정도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시즌이다.

지난 11일까지 80경기를 치른 두산은 54승 1무 25패로 2위 NC에 5.5경기차로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12일부터 마산에서 있을 NC와의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2.5경기차 앞선 1위로 전반기를 마감할 수 있고,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면 최소 6.5경기차로 여유 있게 후반기를 시작하게 된다.
선두 독주가 가능한 이유는 여럿이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6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는 15경기에서 11승 2패, 평균자책점 3.31로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6승에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2배 가까운 승리를 수확하고 있다.
올해부터 두산에서 뛰게 된 외국인 선수들도 훌륭하다. 노히터 경기를 해내며 강한 인상도 남긴 마이클 보우덴은 10승 4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한 동시에 97⅓이닝을 소화해 평균 6이닝 넘게 책임지고 있다. 초반 부진 후 반등에 성공한 닉 에반스도 타율 3할, 15홈런 49타점으로 타선의 한 축이 되어주고 있다. 지난해 잭 루츠, 데이빈슨 로메로가 합작한 홈런 수(13개)보다 더 많은 홈런을 전반기에 터뜨렸다.
정규시즌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던 지난해와는 180도 달라진 상황이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두산은 루츠를 퇴출한 뒤 로메로와 계약했고, 노히터 후 부진을 거듭한 유네스키 마야를 내보내고 앤서니 스와잭을 데려오며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소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셋 모두 불의의 부상만 없다면 시즌 끝까지 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두산이 외국인 선수 중도 교체 없이 시즌을 마친다면 이는 201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팀 당 외국인 선수가 2명이던 당시 두산은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낸 니퍼트가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0을 올렸고, 마무리로 기용된 스캇 프록터도 4승 4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79로 호투했다. 35세이브는 여전히 외국인 선수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두산은 이후 외국인 선수 조합이 불안했다. 항상 니퍼트의 짝이 문제였다. 2013년 켈빈 히메네스 대신 온 게릿 올슨이 부진했고, 올슨을 대신한 데릭 핸킨스도 팀을 우승까지 데려다놓지는 못했다. 이듬해에는 크리스 볼스테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마야를 데려와야 했다. 지난해에는 일찌감치 2명이 교체됐고, 니퍼트마저 정규시즌 절반을 쉬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니퍼트와 보우덴은 이미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듀오가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해낸 것은 2007년 다니엘 리오스(22승)와 맷 랜들(12승)에 이어 9년 만이다. 에반스는 타이론 우즈 이후 가장 성공적인 두산의 외국인 타자다. 한 팀 외국인 선수 보유 숫자가 3명으로 환원된 2014년부터 두산이 써본 외국인 타자 중 으뜸이다. 2년 전 호르헤 칸투의 18홈런을 넘어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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