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업그레이드’ 허경민, 부담감도 벗어던졌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7.13 05: 50

4월 부진 딛고 지난해 넘는 새로운 커리어 하이 시즌
전 경기 선발출장, 수비 이닝 리그 2위로 특급 공헌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허경민(26, 두산 베어스)이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초반 부진을 딛고 공수 양면에서 더 좋은 시즌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허경민은 시즌 중 주전으로 도약하며 117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41타점으로 가장 기쁜 한 해를 보냈다. 개막할 때만 하더라도 3루는 잭 루츠의 자리였지만, 마지막에 웃은 것은 허경민이었다. 팀 우승 후에는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또 한 번의 우승도 맛봤다.
올해는 그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주전으로 낙점을 받은 첫 해다. 기대와 달리 4월까지는 타율이 2할1푼9리에 불과했으나, 5월부터는 월간 타율이 계속 3할 이상이다. 특히 최근 뜨거운 페이스를 보인 덕에 7월 타율은 5할(28타수 14안타)이다. 시즌 타율도 어느덧 3할9리가 됐다.
타율은 처음으로 규정타석 3할을 넘긴 지난해보다 조금 낮지만, 대신 다른 부분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다. 지난 12일 경기에서 2홈런 6타점을 몰아쳐 이번 시즌 3홈런, 49타점이 됐다. 홈런과 타점 모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 또한 현재 96안타로, 33개만 더 치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도 바뀐다.
무엇보다 팀 내 유일의 전 경기 선발출장, 수비 이닝 리그 전체 2위(694⅔이닝)라는 기록에서 볼 수 있듯 공헌도가 특급이다. 이 부문 1위 김하성보다 3이닝이 적지만, 넥센이 두산보다 2경기를 더 소화한 상태인 만큼 사실상 1위는 허경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금의 반등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코칭스태프의 믿음이 있었다. 허경민 역시 “초반에 안 좋았을 때도 꾸준히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 계속 내보내주셔서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은 허경민이 타격에서 부진했을 때도 그를 좀처럼 빼지 않았고, 결국 신뢰가 결실을 맺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철인으로 자리를 잡았음에도 최근 타격감이 좋은 비결을 묻자 “몸이 힘들어 힘을 빼고 쳐서 좋아진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했을 정도로 사실 체력 부담은 있다. 하지만 극복해야 다음 단계가 있다는 것을 허경민도 안다. 그는 “물론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버티고 이겨내야 우리가 원하는 것, 스스로 약속한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최고의 시즌 뒤 일시적 부진으로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그 시기를 지나며 한 단계 성장한 느낌도 풍긴다. 허경민은 이에 대해 “경기에 많이 나갈수록 좋다. 지난해 잘하고 나서 주변에서 더 좋아질 거라고 해주셨는데, 그게 의식되고 부담도 됐다”고 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고, 많은 경기에 나가다보니 ‘오늘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없어졌다”며 긍정적으로 변해간 과정을 언급했다.
주변의 시선은 힘이 되기도 했지만 때로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그것까지 이겨낸 것이 허경민을 더욱 좋은 선수로 바꿔놓았다. 이제는 다른 고비가 와도 넘길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 (시즌 초에 겪던) 부담감에서 이제는 많이 벗어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허경민도 동의했다.
자신만의 착한야구도 계속된다. 지난해에도 허경민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기관에 안타를 하나 칠 때마다 적립한 금액을 전달했다. 벌써 100안타에 근접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선행도 가능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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