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수비 방해 어필, 왜 성립되지 않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7.13 05: 53

오지환 6회 2루 슬라이딩, 한화 벤치 어필
심판진, "범위 내에서 정상적인 슬라이딩" 
"정상적으로 들어간 슬라이딩이었다". 

12일 잠실 한화-LG전. 1-4로 뒤진 LG의 6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이병규가 2루수 앞 땅볼을 쳤다. 1루 주자 오지환이 2루로 뛰어가며 슬라이딩을 들어갔고, 베이스커버로 피벗플레이를 하던 한화 유격수 강경학이 그만 넘어졌다. 연결 동작이 끊기며 1루 송구를 마무리하지 못했고, 더블 플레이에도 실패했다. 
그러자 한화 김성근 감독이 3루 덕아웃에서 2루 쪽으로 걸어 나와 심판들에게 어필했다. 오지환의 2루 슬라이딩이 수비 방해가 아니냐는 것이 김 감독의 주장이었다. 김 감독은 심판들에게 이 부분을 어필했지만 길게 끌지 않고 심판진의 설명을 들은 뒤 돌아갔다. 
이날 대기심으로 상황을 지켜본 김병주 심판위원은 "한화 측은 수비 방해라고 어필했지만 심판들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들어간 슬라이딩이었다"며 "주자가 손을 쓴다거나 발을 높게 치켜들지 않았다. 갑자기 슬라이딩 방향을 바꾼 것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2루로 들어가던 오지환의 오른발은 땅바닥 쪽을 쓸며 지나갔고, 상체는 베이스 쪽으로 향해 있었다. 스리피트 라인도 벗어나지 않았다. 김병주 심판위원은 "강경학이 넘어진 바람에 김성근 감독님이 볼 때는 수비 방해라고 어피할 수 있었지만, 범위 내에서 오지환의 슬라이딩은 전혀 문제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진욱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도 "오지환의 슬라이딩은 수비 방해가 아니다. 오른발이 바닥에 붙어 있었고, 상체가 베이스 쪽으로 들어갔다"며 "강경학이 포구할 때 체중이 앞으로 나간 상태였고, 슬라이딩을 피할 수 있는 점프 타이밍이 없어 넘어졌다"고 수비 방해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오지환의 2루 슬라이딩은 그동안 야구에서 숱하게 본 장면이다. 다만 오지환이 병살 방지를 위해 뻗은 오른발이 강경학의 왼발과 살짝 접촉이 생겼고, 강경학이 피할 타이밍을 놓친 채 넘어지면서 논란이 생겼다. 범위 내에서 2루 슬라이딩은 병살 방지를 위한 목적을 뚜렷해도 수비 방해가 성립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오지환의 2루 슬라이딩은 LG에 있어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만약 강경학이 슬라이딩을 피해 1루 송구까지 마무리했더라면 LG는 만루에서 득점없이 병살로 이닝이 종료됐을 것이다. 하지만 오지환의 슬라이딩으로 병살을 피하며 1점을 따라붙었고, 7회 대거 3득점으로 역전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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