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 특히 선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경기 흐름은 선발 투수의 활약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팀 전력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올 시즌 롯데 지휘봉을 잡은 조원우 감독은 선발 야구를 추구한다. 이른바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하기 위해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게 조원우 감독의 생각.
하지만 시즌 전 구상과는 달리 선발진이 삐걱거렸다. 특히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의 부진이 치명타였다. 지난해 한국땅을 밟은 린드블럼은 32차례 마운드에 올라 13승 11패를 거뒀다. 롯데팬들은 린드블럼을 '린동원'이라 부른다. 고(故) 최동원을 딴 별명이다. 롯데 팬들에게 최동원이란 어떤 존재인가. 지금껏 롯데를 거쳐 간 야구인들 가운데 가장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선수가 최동원이다. 그만큼 린드블럼의 투지는 팬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린드블럼은 "영광이다. 언제나 마음 속으로 대단했던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직 대단한 전설에 나를 비교하기에는 못 미친다. 좀 더 오래 경력을 쌓은 뒤에 팬들이 그렇게 불러주는 걸 떳떳하게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 성적은 기대보다 실망에 가깝다. 올 시즌 17차례 마운드에 올라 5승 8패(평균 자책점 6.25)에 머물렀다. 지난달 5일 NC전 이후 3연패 수렁에 빠진 린드블럼은 10일 사직 LG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조원우 감독은 "1선발 린드블럼이 제 몫을 해줬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린드블럼이 제 모습을 되찾아야 팀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12일부터 사흘간 크리스 옥스프링 퓨처스 투수 코치로부터 집중 지도를 받은 뒤 16일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린드블럼은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다. 좋을 때와 나쁠 때의 투구 동영상을 비교 분석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옥스프링 코치는 오랫동안 국내 무대에서 현역 생활을 했던 만큼 외국인 선수의 심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린드블럼의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드블럼이 지난해의 위력적인 모습을 되찾는다면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린드블럼의 구위 회복은 롯데의 후반기 대반격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