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7월 5경기 ERA 7.36으로 흔들
지난해에도 7월 전후로 성적차 확연
7월 여름 고비가 또 찾아왔다.

한화 불펜 에이스 권혁(33)이 7월 들어 페이스가 다소 처지고 있다. 권혁은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 4-2로 리드한 7회말 등판했지만 2이닝 3피안타 1볼넷 2사구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이자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화도 믿었던 권혁이 무너진 바람에 4연승에서 멈췄다.
권혁이라고 해서 늘 완벽한 투구를 할 순 없다. 다만 최근 들어 힘이 조금 떨어진 기색이 보인다. 지난달 30일 고척 넥센전에서 ⅔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한 권혁은 7월 들어서도 5경기 중 3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7월 7⅓이닝 6피안타 6사사구 6실점 평균자책점 7.36.
6월까지 권혁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리그 최다 44경기에 순수 구원으로는 가장 많은 66⅔이닝을 던지면서도 3승1패3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38 특급 성적을 찍었다. 6월 마지막 넥센전 5실점 기록을 빼면 평균자책점은 2.73이었다. 죽지 않은 구위에 변화구 제구가 향상돼 '언터쳐블' 투구를 했다.
그러나 6월 마지막 경기를 시작으로 7월에는 조금 힘이 떨어진 듯하다. 최근 6경기 평균자책점 12.38, 피안타율 3할1푼3리, 9이닝당 볼넷 5.63개로 흔들리고 있다. 그 이전까지 평균자책점 2.73, 피안타율 2할3푼4리, 9이닝당 볼넷 3.82개와 차이가 크다. 권혁도 사람인 이상 체력 저하를 피할 수는 없다.

지난해에도 권혁은 비슷한 패턴이었다. 지난해 6월까지 리그 최다 43경기에서 순수 구원으로 가장 많은 64⅔이닝을 던진 권혁은 4승6패10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했다. 이 기간 피안타율 2할5푼7리, 9이닝당 볼넷 3.76개로 구위와 제구에서 모두 수준급 성적을 찍으며 강력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힘이 떨어진 7월 이후 권혁의 기록은 눈에 띄게 악화됐다. 35경기에서 5승7패7세이브2홀드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6.85, 피안타율 3할1푼2리, 9이닝당 볼넷 4.94개로 나빠진 것이다. 지난해에도 전반기 종료를 앞둔 7월부터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올해도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지난해 피로가 남은 상황에서 올 여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2일까지 권혁은 49경기에서 74이닝을 소화 중이다. 시즌 79경기 기준으로 지난해 47경기 70⅓이닝보다 많이 던졌다. 투구수는 지난해 총 1284개, 이닝당 평균 18.3개에서 올해 총 1274개, 이닝당 평균 17.2개로 조금 줄었다.
권혁은 지난해보다 변화구 구사와 완급 조절이 향상된 만큼 힘을 비축할 수 있는 능력은 좋아졌지만 그 역시 기본적인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7월을 맞아 권혁에게 찾아온 고비, 한화의 남은 시즌 전체를 좌우할 만한 중대한 문제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